이대은(30·KT 위즈)이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두루 접했고, 국가대표까지 지내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난타를 당하고 있다.
이대은은 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지만 4이닝 4피안타(2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 3자책점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회부터 토미 조셉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고, 3회 1사 후에는 솔로 홈런을 내줬다. 결국 이대은은 5회 선두타자 정주현을 볼넷으로 내준 뒤 손동현과 교체됐다. KT 관계자는 “제구력 난조와 컨디션 저하로 일찍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다행이 이후 KT가 4대 3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이대은은 패전은 면했다.
이대은은 올 시즌을 앞두고 KT의 토종 에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대은은 2007년 시카고 컵스에 입단해 마이너리그에서 뛰었고 2015년부터 2년 동안 일본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활약했다. 국가대표에서도 큰 인상을 남겼다. 이에 KT는 2019 신인드래프트에서 주저 없이 이대은을 1차 지명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투구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지금까지 나온 3경기에서 승리없이 1패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8.31까지 치솟은 상태다. 13이닝 동안 19피안타 6볼넷 9탈삼진 17실점 12자책점이다. 피홈런은 5개로 이 부문 1위다.
이대은이 부진한 큰 이유는 주무기인 포크볼이 말을 안듣기 때문이다. 타자들이 밋밋한 포크볼에 속지 않고 오히려 장타로 연결시키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피안타 8개 중 4개가 포크볼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이대은의 포크볼은 더 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밋밋하다. 포크볼이 좀 더 떨어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직구 구속이 조금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대은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유명하다. 직구와 포크볼을 섞어가며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투수다. 그런데 강속구가 사라지면서 그런 장점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전에선 직구 구속이 최고 149㎞로 나름 괜찮았지만 두 번째 경기에선 146㎞로 떨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은 148㎞이었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1군 적응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과정이라 생각하고 계속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 이글스는 롯데 자이언츠에 16대 1 7회 강우콜드승을 거뒀다. 한화는 3회초에 타자 20명이 나와 11안타로 무려 16점을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한이닝 16타점과 11안타 20타석은 역대 한국 프로야구 신기록이다. 지성준과 장진혁은 한 이닝에 세 번 타석에 들어섰다. 이것도 프로야구 최초다. NC는 두산을 5대 3으로 물리치고 3연전을 싹쓸이했다. NC가 두산과의 3연전을 가져간 것은 2015년 5월 26∼28일 이후 무려 3년 10개월, 날짜로는 1410일 만이다. SK 와이번스는 삼성에 3대 2로 승리하며 3연전을 모두 가져갔다. 4연승을 거둔 SK는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