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골프에 또다른 ‘슈퍼 루키’가 탄생했다.
조아연(19)은 7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630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를 적어낸 조아연은 조정민(25)을 한 타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에서 신인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8년 유소연(29) 이후 11년 만이다. 2017년에도 신인이었던 ‘원조’ 슈퍼루키 최혜진(20)이 효성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이 대회는 해외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이었다.
조아연은 프로 데뷔 이전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불렸다. 중학교 2학년이던 14살 때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고, 아마추어 4년 동안 총 17번 KLPGA 정규투어에 출전, 톱10 3회를 포함해 예선 통과만 15번을 달성했다. 또 지난해 KLPGA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에선 수석을 차지하기도 했다.
조아연은 대역전극을 벌였다. 3라운드 공동 7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조아연은 1번홀(파4)을 보기로 출발했지만 곧바로 2번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샷감을 조절했다. 이어 12번홀(파4)과 13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추격을 시작했다. 결국 조아연은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공동선두로 뛰어 오른데 이어 18번홀(파5)에서 버디로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조아연의 첫 우승에는 운도 뒤따랐다. 한 타 뒤진 김민선(24)이 마지막 18번홀에서 세 번째 샷을 홀 옆 1m 거리에 붙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긴장한 김민선의 퍼트가 홀컵을 외면했다. 결국 우승 트로피는 연장전을 데뷔해 스윙 연습을 하고 있던 조아연에게 돌아갔다. 조아연은 “내가 정말 우승을 했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얼떨떨하다”며 “첫 우승을 이렇게 빨리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올 시즌 목표로 잡은 시즌 2승과 신인상을 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최혜진은 공동선두로 출발했지만 이날 3타를 잃는 부진 끝에 4언더파, 공동 9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