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10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 개발자들 “원팀으로 뭉쳐 2년 걸릴 일 6개월 만에 성과”

입력 2019-04-07 20:44
김태은 책임연구원, 성우용 수석연구원, 김선희 수석연구원, 김동호 책임연구원(왼쪽부터) 등 삼성디스플레이 개발자 4명이 4일 경기도 용인 삼성디스플레이 기흥캠퍼스에서 갤럭시 S10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갤럭시S10은 전면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덮여 있다. 전면 카메라 부문만 구멍이 나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로 명명했다. 갤럭시S10 인기의 핵심 요소다.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 채택은 출시를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전격 결정됐다. 지난 4일 경기도 용인 삼성디스플레이 기흥캠퍼스에서 만난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들은 “연구과제를 양산화하는데 보통 2년이 걸리는데 이번에는 6개월 만에 해냈다. ‘원팀(One-team)’으로 똘똘뭉쳐 이뤄낸 성과”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선희 수석연구원은 “S10은 특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인피티니-O 디스플레이를 안 하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기술을 양산화하려면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지만 이번에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다보니 모든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하나로 움직였다. 성우용 수석연구원은 “연구소의 공정 검증, 개발팀의 제품 재현 검증, 품질팀의 신뢰성 검증, 제조팀의 양산성 검증이 동시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유례를 찾아볼 수 없게 긴밀한 협업이 이뤄졌다”면서 “이번에 참여하신 분들은 모두 S10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것”이라고 소개했다.

디스플레이에 구멍을 내는 건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구멍을 내면 공기와 수분에 취약해진다. 공기와 수분에 노출되면 OLED 디스플레이는 쓸 수 없게 된다. 내구성이 떨어지면 양산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해야 했다.

개발자들은 ‘박막봉지(Thin Film Encapsulation) 공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구멍 낸 부분을 밀봉해 수분과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하는 기술이다. 성 연구원은 “경영진을 설득하기 위해 화장지에 물을 적셔 디스플레이에 붙였다. 그냥 구멍을 뚫은 건 작동이 안 됐지만 우리 기술을 적용한 건 괜찮았다”면서 “가능하다고 확신을 가지게 된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자동차 대시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기술을 더 발전시켜 차기작에서는 카메라 홀 부분이 더 작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궁극적으로는 화면에 카메라 홀을 비롯해 아무것도 없이 화면만 남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모든 디바이스의 중심은 디스플레이”라면서 “디스플레이 안에 센서가 다 들어가고 결국 화면만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인=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