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십자가의 은혜를 회복하라

입력 2019-04-09 00:03

현대사회는 서로 다름이 인정됩니다. 가치관도 다양해졌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 해도 결코 변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복음입니다. 창조 질서와 복음적 가치관은 신앙의 근본을 지켜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바울은 본문에서 두 가지의 주제를 다룹니다. ‘여성이 머리에 두건을 쓰는 문제’와 ‘주의 만찬에 참여하는 태도’입니다. 고린도교회의 여러 문제는 신앙적 가치관이 무너진 데서 생겨났습니다. 바울은 교인들이 ‘복음적 가치관’을 회복하길 바랐습니다.

바울은 그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기에 앞서 잘한 것들을 칭찬합니다. 먼저 그들은 모든 일에 있어서 바울을 기억했습니다. 교인 대다수는 바울을 지지했습니다. 또 바울이 전해준 신앙적 전통을 잘 지켰습니다.

바울은 여자가 머리에 두건을 쓰는 행위를 예배 질서의 문제로 이해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여성이 머리를 노출하는 것을 성적인 수치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런 관습을 깨뜨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일부 상류층 여성들 혹은 매춘부들은 머리에 두건 쓰기를 거부했습니다. 이런 사회적 흐름이 교회 안에도 들어와 많은 논란거리가 되었습니다. 남녀 간 그리고 계층 간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바울은 그런 여성들에게 머리에 두건을 쓰라고 권고했습니다. 그 이유로 먼저는 남성들이 성적 자극을 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불신자 사회에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키웠습니다. 남녀가 완전히 구별되던 시대에 그들이 함께 모여 때로는 밤늦게까지 예배를 드립니다. 여성들은 두건을 쓰지도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얼마나 많은 오해를 하겠습니까.

바울은 이 문제가 복음 전파에 심각한 방해가 된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공격할 빌미를 주지 않도록 용모를 단정히 하라고 권고한 것입니다.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주의 만찬’에 대해 교훈하는 데는 배경이 있습니다. 고린도교회는 계층 간 분쟁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초대교회는 대부분 가정교회 형태였기 때문에 부잣집에서 모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모임에서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먹는 것이 싫어서 먼저 음식을 먹었습니다. 결국 하루 노동을 마치고 늦게 온 가난한 이들은 먹을 게 없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부자들은 가난한 이들을 기다리지 않고 맘껏 먹고 취했습니다. 주의 만찬은 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같은 믿음을 가진 성도들이 주님의 돌아가심과 부활을 기념하며 그분의 재림을 기다리는 식탁입니다. 그런데 주의 만찬이 오히려 교회를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오늘날도 의도한 바와는 달리 교회 안에서 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약자를 배려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부유한 사람들은 먼저 교회 안의 사회적 약자들을 돌봐야 합니다. 교회 지도자들도 돈과 명예를 갖춘 사람들을 대우하기에 앞서 생존 문제로 전전긍긍하는 이는 없는지 상처받은 이는 없는지 잘 살펴야 합니다.

바울은 주의 떡과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죄를 지적합니다. ‘합당하지 않은 것’은 계층 간에 벽을 쌓은 채 먹고 마시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바울은 주의 만찬에 참여하기 전에 먼저 자기를 살피고 그다음에 참여하라고 권고합니다. 주의 만찬의 의미를 깊이 새긴 후에 바른 생각을 가지고 참여하라고 말합니다.

우리 시대에도 이와 같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복음의 감격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은혜가 사라지고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분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가운데 교회에서 큰소리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죄와 사망에서 건짐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구원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의 심령에 그 은혜가 충만하다면 어떻게 이런 작은 문제로 다투겠습니까. 십자가의 은혜를 회복하십시오.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의 그 거룩한 희생을 날마다 생각하십시오. 그 십자가의 감격으로 서로를 용서하며 은혜 가운데 거하십시오.

김영태 신정그리스도의교회 목사

◇충남 논산에 있는 신정그리스도의교회는 1966년 창립했습니다. 그리스도가 주인인 교회, 성서를 표준 삼는 교회, 그리스도인을 위한 교회, 복음을 전하는 교회를 표어로 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