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문제로 심려 끼쳐 죄송” 선수 친 노영민… 野 “조국 나와라”

입력 2019-04-05 04:05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노 실장 오른쪽은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 조국 민정수석이 출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노 실장은 “모든 의원이 사정을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취임 이후 첫 국회 업무보고에서 “인사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2기 내각 장관 후보자 7명 중 국회에서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된 후보자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문성혁 해양수산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이다.

노 실장은 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에서부터 인사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인사 추천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검증을 엄격히 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겸허한 마음으로 분발하겠다”고 했다. 답변 과정에서도 “대통령께 뜻을 여쭙진 않았지만 최근 국민들이 인사 관련해서 불편해하신 것을 알고 있다”며 “(인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대통령께) 가감 없이 전달한다”고 말했다.

장관 후보자 2명(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정호 국토교통부)의 낙마를 겪은 청와대는 인사 검증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앞으로 부처별 맞춤형 검증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청와대가 제한된 시간 내에 제한된 인원으로 검증을 하는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 과거처럼 국가정보원 자료를 활용한다면 조금은 나았을 것이지만 그렇게 하면 국정원의 국내정보 활용을 또 허락해야 한다”며 “인사 검증 7대 원칙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고의성, 상습성, 중대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엄중히 검증하겠다. 분야별, 직무별 맞춤형 검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불법적 재산 증식, 특히 부동산에 관해서는 별도의 기준을 적용하려고 한다”고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운영위 불출석 문제도 또다시 불거졌다. 야당 의원들은 인사 책임을 물을 민정수석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노 실장은 “모든 의원이 (불출석) 사정을 다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그간 민정수석의 불출석 관행을 시사했다.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정 현황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하면서 (조 수석이) 불출석 사유서를 보냈는데 국회를 무시하는 행태”라며 “차라리 인사 검증에 실패했고 국회에 못 나가겠다고 하면 이해하겠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국회에 출석한 민정수석은 문재인, 조국, 전해철 당시 민정수석이다. 한국당은 왜 지금까지 출석하지 않았느냐. 너무 무책임하다”고 맞섰다.

야당 의원들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관사 입주, 대구 칠성시장 과잉경호 논란, 청와대 출신 직원의 낙하산 논란 관련 자료 등 제출이 부실하다고 지적하자 노 실장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전 대변인이 아직 관사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나갔다”고 답했고, 사퇴 후 바로 나가지 않은 것에 대해선 “배려가 아니고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딸과 사위를 향한 의혹에 관해 노 실장은 “의혹을 제기했던 분들은 (사실이) 밝혀지고 나면 쑥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이 문 대통령 딸 다혜씨의 구기동 빌라 처분 과정, 사위의 사업 특혜 의혹을 묻자 노 실장은 “모든 거론되는 의혹들은 대부분 사실과 다른 억측에 불과하다. 언젠가는 알려질 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혜씨의 해외 이주 여부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했다.

심희정 박재현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