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번지는 버닝썬 사태… 中·홍콩·대만 등에 수사협조 요청

입력 2019-04-05 04:02

경찰의 버닝썬 사태 수사가 해외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은 해외 투자자들이 버닝썬 투자를 통해 ‘자금 세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중국 등 관련국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청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중국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에 “자국 내 조직범죄단체 중 한국과 관련된 정보가 있으면 제공해 달라”며 협조를 요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버닝썬에 투자된 자금이 합법적이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버닝썬의 초기 운영자금은 24억5000만원이다. 이 중 ‘린 사모’로 불리는 대만의 투자자가 10억원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는 지난해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린 사모를 여러 차례 부르며 친분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린 사모가 투자한 돈의 출처가 중국 범죄조직 삼합회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삼합회가 자금 세탁을 위해 버닝썬에 투자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렇지만 구체적인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26)과 에디킴(본명 김정환·29)이 가수 정준영(30) 등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각각 여성이 불법 촬영된 사진을 유포한 사실을 확인하고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두 사람이 본인이 찍은 사진을 퍼뜨렸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직접 영상을 촬영하고 유포(성폭력처벌법 위반)한 정씨와 달리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가 적용됐다. 에디킴은 지난달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로이킴은 아직 귀국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밖에 버닝썬 공동대표인 이성현(46) 이문호(29)씨와 린 사모의 국내 가이드 안모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 클럽 아레나의 162억원대 탈세 혐의와 관련해선 지난달 26일 구속된 실소유주 강모(46)씨와 명의상 사장 이모씨를 지난 3일 검찰에 송치했다. 또 국세청과 구청 공무원 7명을 참고인으로 조사했으나 아직 입건한 사람은 없다.

연예인과 경찰의 유착 의혹에 관한 수사는 답보 상태다. 지금까지 연예인이나 클럽의 불법 행위를 눈감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입건된 경찰관은 6명이다. 그러나 대가성 뇌물 수수 등 이들의 추가 불법 행위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새로운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서울 강남서 논현1파출소의 경장급 경찰관이 클럽 아레나에서 수천만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에 관해 내사에 착수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