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진료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대병원 A교수가 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진료 장소가 왜 그렇게 중요하냐”며 “(VIP실 진료를) 했든 안 했든 얘기할 수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A교수는 “통상적으로 병원에서 일어나는 행위”라는 표현을 썼다. A교수가 박 후보자의 VIP실 진료 여부를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으면서 의혹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추가 폭로도 나왔다. 처음 특혜 진료 의혹을 제기했던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의 VIP실 진료가 한두 차례가 아니라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가 특혜가 의심되는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았다는 주장이다.
다만 현재까지 VIP실 진료 자체가 특혜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서울대병원이 VIP 진료실을 어떤 기준으로 운영했는지를 밝혀야 특혜 여부를 가릴 수 있는데, 병원 측은 “별다른 규정은 없었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병원 관계자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VIP실을 운영해온 것 같다. VIP를 상대할 만한 극소수의 교수들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박 후보자가 VIP실 진료를 받은 시기를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 사이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박 후보자가 이 시기에 진료를 받았다면 논란은 커지게 된다. 박 후보자가 2016년 11월부터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 최순실을 몰랐냐고 추궁하는 등 병원 측을 몰아세웠기 때문이다.
박 후보자는 지난 3일자 국민일보 보도로 서울대병원 VIP실의 존재가 확인된 이후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이종배 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삼성 저격수로 맹활약해 오면서 남편 이모 변호사는 삼성으로부터 수임료를 받았다. 공직을 이용해 뒤로는 돈을 챙긴 위선자”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의 삼성 소송 수임 내역 13건도 공개했다. 내부 제보를 받았다는 이 의원 측은 “삼성 내에서 ‘(박 후보자에게) 덜 물어뜯기려면 도와줘야 한다’는 취지로 경영진을 설득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이 변호사가 소속된 글로벌 로펌 DLA 파이퍼에 그가 입사하기 전부터 특허소송 등을 위임해 왔다”며 “소송 위임이나 수행은 DLA 파이퍼 미국 본사와 직접 진행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이 변호사가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