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년 코스닥벤처펀드 ‘플러스’ 성적표 받았지만…

입력 2019-04-04 19:29 수정 2019-04-04 19:42

5일로 출시 1년을 맞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수익률이 회복 흐름을 탔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지수 급락으로 받아들었던 ‘마이너스 성적표’는 올해 들어 ‘플러스’로 돌아섰다. 다만 신규 자금 유입세가 정체되면서 펀드 설정액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중이다. 코스닥벤처펀드가 투자한 전환사채(CB) 발행 기업들의 신주가 시장에 대량으로 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대부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A’(15.86%)다. 수익률이 가장 부진한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A’(3.50%)도 마이너스를 피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4월 5일 첫선을 보였다. 전체 자산의 15%는 벤처기업 신주에, 35% 이상은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출시 초반에는 다양한 혜택으로 인기를 끌었다. 코스닥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고, 3년 이상 펀드 가입 시 최대 3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이 ‘개미’에게 매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시장이 침체되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 종목을 담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하면 이를 피할 방법이 없다. 올 들어 수익률을 만회한데에도 코스닥시장 반등의 영향이 컸다. 기업공개(IPO) 시장에 불고 있는 ‘훈풍’도 한몫했다. ‘운용자산의 15%를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요건 때문에 IPO 시장이 활기를 띠어야 코스닥벤처펀드도 숨통을 틀 수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노랑풍선과 웹케시 등 알짜 신규 상장 종목들이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펀드 설정액은 몇 달째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공모형 펀드의 경우 지난해 6월 말 이후 설정액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코스닥벤처펀드 영향으로 급증한 ‘메자닌 채권’에 대한 우려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메자닌은 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펀드 출시 당시 CB 등도 벤처기업 신주로 인정됐기 때문에 운용사들은 신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코스닥 종목보다 변동성이 적은 CB를 대거 펀드에 담았다. 이런 CB, BW가 전환청구 개시일을 맞아 주식으로 전환돼 시장에 쏟아지면 주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 대비 CB 전환가격이 매력적인 기업들을 필두로 본격적인 전환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대규모 전환 청구가 발생한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