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여자배구 인기 부러워… 여자농구도 끌어올려야죠”

입력 2019-04-04 19:26
‘농구 여제’ 박지수(청주 KB스타즈)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인터뷰에 응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여자배구 인기가 부러웠다”는 박지수는 여자농구 인기 부흥 차원에서라도 2020 도쿄올림픽 참가를 위해 구성될 남북단일팀의 선전을 다짐했다. 서영희 기자

“옆동네(여자배구) 인기가 정말 부러웠어요. 제가 여자농구의 인기를 끌어올려야한다는 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지수(21·청주 KB스타즈)의 지난 1년은 완벽에 가까웠다. 지난해 5월부터 약 3개월간 미국여자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백업 센터로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2018-2019 여자프로농구 통합우승과 최우수선수(MVP)상을 거머쥐었다.

이제 박지수는 침체기에 빠졌다는 여자농구의 중흥을 자신의 힘으로 이루겠다는 더 큰 꿈을 꾼다. 그런 박지수를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만났다.

박지수는 올 시즌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 모두 만장일치로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박지수는 “올 시즌은 만족스러웠다”며 “다음 시즌 목표도 우승과 MVP”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시즌 좋은 성적에는 미국에서의 배움이 한몫했다고 했다. 박지수는 “WNBA에서 외곽슈팅도 개선시켰고, 벤치선수들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남자들처럼 빠른 선수들을 수비하다보니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면서는 (가드 등) 누구라도 따라잡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WNBA 상대팀 5명이 모두 국내 여자농구의 용병들 같아 기도 죽었다”며 “다시 미국으로 가게 되면 기죽지 않고 뛰면서 개인성적도 많이 올리고 싶다”고 전했다.

행복한 한 해를 보냈지만 최근 급성장한 배구 인기에 비해 제자리걸음 중인 농구 인기가 못내 아쉬웠다. 그래서 한 번은 배구선수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더랜다. 박지수는 “여자배구 인기가 너무 부럽다”며 “여자배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 4위 등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국제대회 성적이 인기몰이에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여자농구는 국제대회에서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한국 여자농구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것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마지막이다. 하지만 이제 여자농구의 인기를 되살릴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남북단일팀이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손을 맞잡기 때문이다. 단일팀이 올림픽에 나가면 전국민의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기위해서는 먼저 9월 열리는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올려 올림픽 예선전 출전 자격을 획득해야한다. 박지수는 “올해 시작이 좋다”며 “책임감을 갖고 정말 열심히 해서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꼭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박지수와 여자농구 통합우승을 합작한 안덕수 KB스타즈 감독. 서영희 기자

‘농구 여제’는 ‘배구 여제’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과도 인연이 있다. 박지수는 “일전에 연경 언니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전 배구선수인 어머니에게 인사를 하더니 내 번호를 받아갔다”며 “내가 미국에서 뛰고 있을 땐 힘든 점은 없는 지 안부도 물으시더라”고 고마워했다. 이어 “요즘 플레이오프를 치르느라 바쁘신데 내가 먼저 연락드려야겠다”고 웃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