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밥 못 먹여준다?… 예술인 72% 月수입 100만원 미만

입력 2019-04-04 19:32

소설가 A씨는 10여년 전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작품 활동에 매진하려고 회사에 사표를 냈다. 하지만 교정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도 한 해 수입이 400만원을 겨우 넘겼다. 매월 공과금을 내고 나면 식비도 빠듯했다. 결국 그는 올해 다시 정식 일자리를 구하기로 했다. A씨는 “간혹 원고 청탁을 받는 내가 이 정도인데 다른 작가들은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안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대다수 예술인이 예술활동과 관련해 월 100만원도 안 되는 수입으로 힘들게 생계 유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일 ‘2018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에서 예술인 개인이 예술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연 수입은 평균 1281만원이고, 예술활동 수입이 연 1200만원으로 월 100만원을 밑도는 예술인이 전체 72.2%에 달했다고 밝혔다.

예술활동 수입이 전무한 예술인이 28.8%였고, 연 500만원 미만이 27.4%, 1000만~2000만원 미만은 13.2%였다. 예술인 가구 총수입은 2017년 기준 평균 4225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민 가구소득 평균 5705만원을 1000만원 이상 밑도는 수치다. 분야별로는 건축, 만화, 방송연예 분야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사진, 문학, 미술 분야는 수입이 적어 편차가 있었다.

조사에 참여한 예술인 중 전업예술인 비율은 57.4%였다. 전업예술인 중 프리랜서 비율은 76.0%였다. 겸업예술인의 경우 예술활동 관련 직업은 기간제·계약직·임시직 형태가 가장 많았다. 예술활동 이외 직업에 종사하는 이유로는 주로 낮은 소득(46.5%)과 불규칙한 소득(27.1%)을 꼽았다.

예술인이 예술활동과 관련해 계약한 비율은 42.1%로 3년 전 30.7%보다 높아졌다. 예술인 실태조사는 예술인 권익 보호와 복지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한다. 이번 조사는 2018년 6개월 동안 전국 5002명 예술인을 상대로 1대 1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