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대학가가 새 학기 초부터 시끄럽다. 대학 수장인 총장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계파싸움 등 내분이 벌어지고 있는 데다 고질적인 논문표절과 성추행 의혹까지 불거졌다.
4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새 학기가 시작된 조선대와 광주교대, 순천대는 총장이 장기간 공석 중이다. 지난해 교육부 기본역량평가 결과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된 조선대의 경우 지난달 28일 개교 이후 73년 만에 처음으로 이사회 의결을 통한 총장 해임조치가 이례적으로 내려졌다.
대학 측은 총장 공석 중에도 상위 등급인 자율개선대학에 진입하기 위해 최근 17개 단과대학을 13개로 줄이고 86개 모집단위도 76개로 축소하는 등 학사구조 개편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특정 교수 아들의 석·박사 논문심사 논란과 유명 교수의 성추행 의혹, 모 대학원 논문대필, 현장실습비 미지급 등이 잇따라 불거져 대학 위상이 곤두박질하고 있다.
조선대는 그동안 총장 사퇴 등을 요구하는 단식투쟁과 천막농성, 삭발식이 이어졌지만 정작 대학의 장기발전을 위한 구성원들의 합의나 합리적 해법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대학자치운영협의회와 교수평의회 등의 내부 분열만 깊어진 양상이다.
역량강화대학으로 위기에 몰린 남부대와 송원대, 세한대도 자체 구조조정 방안을 우여곡절 끝에 마련했지만 크고 작은 내부 반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년5개월째 총장을 선출하지 못한 광주교육대에서는 총장 추천 1순위 후보가 제자 논문을 표절한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순천대는 총장 후보로 거론됐던 모 교수가 연구원 5명의 인건비 6000여만원을 가로채고 실험기자재 납품업자와 짜고 허위 서류를 꾸며 4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과학기술원의 모 교수 역시 연구에 참여한 제자들의 인건비 7000만원을 돌려받고, 그중 상당액을 연구실 캐비닛에 보관했다가 한국연구재단 감사팀에 적발되기도 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겪는 구조적 어려움도 모자라 다양한 학내 문제로 지역 대학들이 내우외환에 휩싸여 있다”며 “학내 구성원들이 어느 때보다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총장 부재로 계파싸움·성추행 의혹… 광주·전남 대학가 학기 초부터 시끌
입력 2019-04-04 19:36 수정 2019-04-08 1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