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주년 제주4·3희생자 국가추념식이 ‘다시 기리는 4·3정신, 함께 그리는 세계평화’를 주제로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됐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추념식에는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여야 5당 지도부·각계 인사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71주년 추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지난해 추념식에 직접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해결 의지를 재확인하는 페이스북 메시지로 제주도민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4·3 사건의 완전한 해결이 이념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진상을 완전히 규명하고 배상, 보상 문제와 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등 제주도민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일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며 “더딘 발걸음에 마음이 무겁다. 대통령으로서 끝까지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추념사에서 “정부는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완성을 역사의 소명으로 받아들여 도민 여러분이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4·3의 진실을 채우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심의위원회는 130명을 4·3 희생자로 결정해 위패를 봉안했으며, 4951명을 유족으로 결정해 예우했다.
올해 추념식은 4·3 희생자들이 겪은 억압과 4·3 생존 수형인 18인이 사실상 무죄라는 의미의 ‘공소기각’ 판결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벽을 넘어서’)로 시작됐다. 70년 만에 무죄 인정을 받은 수형인들의 결백함을 표현하는 퍼포먼스에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김용옥(71) 한신대 석좌교수가 ‘제주평화선언’을 발표했고 배우 유아인과 전국 각지에서 온 대표 6명은 ‘71년의 다짐’을 내놨다. 8살 어린 나이에 4·3을 경험한 김연옥 할머니의 외손녀 정향신(23)씨가 3세대에 걸친 굴곡진 가족사를 낭송해 참가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가수 안치환과 합창단 200여명은 4·3을 주제로 한 민중가요 ‘잠들지 않는 남도’를 참배객들과 함께 제창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박세환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