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2주 안팎의 짧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돌이켜 보면 여러 화젯거리가 터져 나왔다. 우선 경남 창원 성산에서는 이례적인 여야 단일화가 선거 초반 논란거리가 됐다. 민주당 권민호 후보와 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25일 여론조사를 통해 여 후보로 후보 단일화를 했다. 여당과 야당이 야당으로 후보를 단일화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논란이 됐다. 한국당은 곧바로 “‘더불어정의당’이 탄생했다” “여당이 정권 심판 프레임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고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과 정의당은 그동안 해당 지역에서 이어져온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차원이었다고 내세웠다.
선거 초반부터 시종일관 소극적이었던 민주당 지도부와 달리 야당 대표들은 창원에 ‘야전 숙소’까지 마련하고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펼쳤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아파트를,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원룸을,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오피스텔을 각각 마련, 사실상 상주하며 선거운동을 지휘했다. 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의 지원 유세보다는 경남 지역 예산 폭탄과 지역 개발 등을 약속하며 지역 표심을 겨냥했다.
선거 막판으로 가면서 각 정당 간 네거티브전도 가열됐다. 황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남FC 축구 경기장에서 한국당 점퍼를 입고 강기윤 후보 지원유세를 하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축구협회 지침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경남FC가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받으면서 한국당에 대한 비난 여론도 높아졌다. 강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돈 받고 목숨 끊은 노회찬 정신, 자랑할 바가 못 된다’고 한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범여권은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 ‘정치적 테러’라며 오 전 시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창원에 비해 조용한 선거전이 치러졌던 통영·고성에서도 선거 막판 정점식 한국당 후보 측의 기자 매수 시도 의혹이 불거지면서 선거판이 또 한 번 출렁였다.
단기간에 여러 이슈가 불거지면서 지난달 29~30일 실시된 사전투표에서는 보궐선거 사상 역대 최고인 14.71%의 투표율이 나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