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진짜 안팔리네” SUV 인기에 세단 비중 첫 50% 미달

입력 2019-04-04 04:02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새로 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세단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국내 자동차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SUV 판매량은 5만16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8989대보다 5.3%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반면 세단은 지난달 5만6924대의 판매량을 나타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 6만1336대보다 7.2% 감소했다.

전체 판매량 비중을 보면 지난해 3월 52.7%를 차지했던 세단 비중은 지난 1월 51.4%, 2월 50.8%로 줄더니 지난달 49.7%를 기록했다. 하지만 SUV 판매 비중은 지난해 연간 40.1%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월 42.6%, 2월 44.1%, 3월 45.1%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 세계적인 SUV의 인기가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국내 시장에선 주로 세단 모델이 스테디셀러였지만 이제는 양상이 바뀌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국내 최다 판매 모델인 ‘그랜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지난달 0.6% 감소했다. 기아자동차 역시 주력 모델인 ‘K5’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 ‘K3’는 25.9% 감소했다. 르노삼성자동차에서도 주요 모델인 ‘SM6’ 판매량은 35% 감소했다.

쌍용차 코란도

반대로 SUV는 업체들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올 초 선보인 ‘렉스턴 스포츠 칸’과 ‘신형 코란도’로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SUV 판매량은 1만8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1% 신장했다. 현대차에선 소형 SUV ‘코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증가했다. 지난해 연말 출시된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올해 1월 5903대, 2월 5769대, 3월 6377대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팰리세이드를 구매하려던 고객이 ‘싼타페’를 구매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싼타페의 올해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1월 7001대, 2월 7023대, 3월 8231대로 팰리세이드와 ‘동반성장’하는 모양새다.

소비자들이 SUV로 눈을 돌리면서 해외 브랜드들도 앞다퉈 국내 시장에 새로운 SUV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혼다는 지난 연말 대형 SUV ‘뉴 파일럿’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 2019년형 ‘CR-V’ 터보를 내놨다. 프랑스 PSA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DS 오토모빌은 올 초 플래그십 SUV ‘DS 7 크로스백’을 출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