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도 낮은 울산 중구, 노인복지 챙기다 허리 휘어질 판

입력 2019-04-03 19:30
울산 5개 자치단체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중구가 단체장의 치적쌓기용, 선심성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차질을 빚고 있다. 3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중구는 오는 11월부터 우정혁신도시 약사동 부지 6000㎡에 160가구 규모의 공공실버타운 공사에 들어간다.

공공실버타운은 노인복지관과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실버주택 4개 동에 각 호실당 25㎡ 규모로 침실과 거실, 욕실과 주방 등을 갖추게 된다. 이 사업은 2016년 국토교통부 공모에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중구는 2016년 공모 당시 2018년 준공 목표로 국비 100억원과 구비 13억원을 투입해 부지 4727㎡에 100가구 규모로 건립하기로 했다. 당시에 잡은 예산안은 부지매입비 38억원과 공사비 70억원, 기자재구입비 5억원 등이다. 그러나 몇차례의 설계변경을 통해 부지와 가구수가 늘어나면서 사업비도 국비 159억원, 시비 10억원, 구비 112억원까지 302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문제는 중구가 늘어난 비용을 충당할 만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중구는 세수 부족으로 공무원들의 수당과 밥값까지 줄이는 등의 긴축 재정을 하고 있다.

중구는 그동안 확보한 국·시비와 구비 등 177억원 중 47억원가량을 들여 대지를 매입했고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다. 오는 11월 남은 예산 130억원과 추가로 지급될 국비 65억원으로 일단 착공하기로 했지만 공사비 240억원과 책임감리비 12억원 등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최소 60억원 정도가 모자란 상황이다.

중구는 울산시에 교부금 40억원을 신청하고 나머지 20억원도 시비를 요청해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울산시는 전체 금액을 다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 후도 문제다. 건립 후 5년 동안은 정부로부터 매년 2억5000만원의 운영 지원금을 받지만 이후에는 자체적으로 운영을 해야 한다. 공공실버타운 운영에는 매달 2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월 임대료로 이를 메우기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운영중인 공공실버타운의 보증금과 월 임대료 사례를 보면 보증금 평균 200만원에 월 임대료는 4만~10만원 수준이다. 중구 관계자는 “운영비는 준공 이후의 문제고 현재는 시공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