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전기차배터리 글로벌 ‘톱10’ 첫 진입

입력 2019-04-03 19:09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처음으로 상위 10위권에 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위와 6위로 전년보다 한 계단씩 떨어졌다.

3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은 전년 동기보다 232.2% 증가한 206.1㎿h를 기록해 10위에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배터리 제조사가 차량 제조사에 납품한 출하량이 아닌 실제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이 판매돼 사용 등록된 수치를 기준으로 집계된다.

SNE리서치는 “기아자동차 니로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의 판매 호조가 SK이노베이션의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누적 수주잔량은 430GWh로, 지난해 말 325GWh에서 3개월 만에 무려 30% 정도 늘었다. 2016년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SK이노베이션은 수주 증가세에 힘입어 공격적인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올해만 약 3조원을 공장 증설 등에 투자할 예정이고 2020년까지 한국과 중국, 헝가리, 미국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2022년 약 60GWh의 전기차 생산규모를 확보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 리튬 생산업체 톈치리튬의 자회사 톈치리튬퀴나나(TLK)와 배터리 소재 중 하나인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안정적인 생산체제도 구축했다.

한편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중국계 업체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CATL이 올해 1~2월 26.4%의 점유율로 1위를 지킨 가운데 역시 중국 업체인 BYD가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AESC와 과오슈안, 파라시스까지 이름을 올리며 중국계가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다.

SNE리서치는 “앞으로 한국계 3사가 중국계와 일본계의 공세에 대응해 활로를 적극 개척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