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주최 OSJD 사장단회의 서울서 개최… 北 참석 땐 ‘철도’ 통한 남북 경협 논의 가능성

입력 2019-04-03 19:10 수정 2019-04-03 21:33

글로벌 철도업계 리더들이 서울에 모여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비전을 모색한다. 특히 북한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어 철도 연결을 통한 남북 경협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와 함께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34차 OSJD 사장단회의’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평화로! 번영으로!’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회의에는 사장단회의 대상 27개국 중 20개 국가에서 300여명의 인사가 참석할 전망이다. 슬로건에는 남북 평화는 물론 유라시아 국가 간 평화와 협력의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비전이 담겼다. 또 유라시아 철도로 물류비 절감, 경제협력 강화 등을 촉진해 모두가 번영하는 미래를 만들자는 뜻도 담겼다.

국제철도협력기구는 1956년 유럽과 아시아 간 국제철도 운행을 위해 창설된 국제기구다. 한국과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해 동유럽, 중앙아시아 29개국 정부 및 철도 운영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중국 횡단철도(TCR) 등 유라시아 횡단철도의 운영과 관련된 국제철도운송협정을 관장하고 국제운송표준 원칙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해 사실상 ‘대륙철도의 유엔 총회’로 불린다.

특히 올해 회의는 한국이 지난해 6월 OSJD 정회원으로 가입한 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북한이 참석할 경우 남북이 함께 참석하는 첫 회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북한은 매년 빠짐없이 이 회의에 참석해 왔다”며 “보통 회의 전날 참석 여부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 회의는 코레일 주관으로 개최되며 손병석 코레일 사장이 공식의장으로 회의 전반에 대한 진행을 맡는다. 5일간 실무회의, 수석대표회의, 사장단 전체회의 순서로 진행된다.

코레일은 회의 기간 러시아, 폴란드, 헝가리 등 각국 철도회사와 실질적 협력방안도 논의한다. 지난해부터 철도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철도공사와는 남·북·러 간 철도화물정보 연계방안 연구과제의 수행방안을 이번 회의에서 확정하고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폴란드철도공사와 서울역~바르샤바역 간 자매결연 체결, 공동연수를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이 예정돼 있으며 헝가리철도공사와 교환연수 및 철도사업 등 협력방안도 논의한다.

손 사장은 “대륙철도 운영을 관장하는 OSJD 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축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관련국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륙철도로 나아갈 한국철도 미래를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