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투에… 출마 접었던 경쟁자 블룸버그 싱숭생숭

입력 2019-04-03 19:04
사진=AP뉴시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등을 달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과도한 스킨십’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선두주자를 휘감은 악재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구도까지 뒤흔들 태세다.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마이클 블룸버그(사진) 전 뉴욕시장이 마음을 바꿔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 수 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달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것이라고 믿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후보로 선출되는 게 어렵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바이든의 부적절한 신체접촉 논란이 블룸버그를 다시 고민의 늪에 빠뜨린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미디어기업 블룸버그통신의 창업주인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재산이 500억 달러(약 55조원)로 추정되는 갑부다. 그는 민주당을 후원하는 큰손이기도 하다.

블룸버그의 대권 꿈을 접게 만든 사람이 바로 바이든이었다. 블룸버그는 민주당 내에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안정감을 무기로 하는 바이든과 지지집단이 겹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여론조사 1등인 데다가 표밭마저 같은 바이든을 꺾을 수 없다고 판단해 불출마를 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들은 77세 동갑으로 고령이라는 핸디캡도 함께 안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이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지지율이 폭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악시오스는 바이든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블룸버그가 불출마 선언 번복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의 오랜 동료이면서 여성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바이든에게 일침을 가했다. 펠로시 의장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을 향해 “나는 스트레이트 암(straight-arm) 그룹의 회원”이라며 “바이든도 가입하라”고 따끔한 조언을 던졌다. ‘스트레이트 암’이란 팔을 쭉 뻗었을 때의 거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성과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피하기 위해선 최소한 한 팔을 길게 뻗은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라는 뜻이다. 펠로시 의장은 또 “나는 감기에 걸린 것처럼 행동한다”면서 “바이든도 감기든 것처럼 행동하라”고 제안했다. 감기 걸린 사람과 일정 거리를 두듯이 바이든도 그렇게 하라는 의미다.

펠로시는 그러나 “바이든은 다정다감한 사람”이라며 “이번 논란이 바이든의 대선 출마를 막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힘을 보탰다. 공화당은 ‘소름 끼치는 조(Creepy Joe)’라는 제목으로 바이든의 과도한 스킨십 장면을 모아놓은 광고를 제작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