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운봉산(해발 250m)에서 전날 오후 3시18분쯤 발생한 산불이 이틀간 산림 20㏊를 태우고 3일 오후 진화됐다.
이번 산불 피해는 역대 부산에서 발생한 산불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것이다. 역대 가장 큰 피해는 2011년 3월 25일 부산 강서구 보배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산림 88㏊를 태웠다. 다음은 지난해 1월 1일 기장군 삼각산에서 발생한 불로 임야 50㏊를 태웠다.
이번 산불이 인재(人災)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운대구는 운봉산을 포함해 관내 17곳에 30여명의 산불감시원을 투입해 산불예방을 하고 있으나 불이 난 운봉산에는 이날 산불감시원이 상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소방재난본부, 경찰, 산림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은 화재원인에 대한 정밀 조사에 나섰다. 합동감식반은 일단 입산자의 실화로 추정하면서도 마을 입구 CCTV와 최초 신고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초신고자 김모(50)씨는 “운봉마을 텃밭에서 일을 하던 중 운봉산 2부 능선에서 불꽃이 보여 119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전날 산불이 번지면서 인근으로 대피했던 세림요양원 환자 35명과 직원 등 48명과 사등마을 주민 16세대 등 200여명은 모두 자택과 요양원으로 복귀했다.
전날 산불이 나자 당국은 소방인력과 경찰은 물론 의용소방대와 공무원, 군인 등 3300여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헬기 18대와 각종 특수차량 등 107대의 장비까지 동원됐지만 산불이 밤새 강풍으로 확산되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