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부터 우리나라 기독교를 대표하는 교단들이 여러 번의 회의와 세미나 등을 통해 교회용어 바로 쓰기 운동을 해 오고 있다. 과거에 사용했던 성경은 ‘가라사대’와 같은 고어(古語)들이 많이 있었다. 이런 고어들을 현대 표준어로 바꾸고, 잘못 번역된 것을 고쳐 성경을 개정해 왔듯이 교회용어도 현대어로 고치고 우리말 문법에 맞추고 다듬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교회용어 개정 작업은 크게 두 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 신학적으로나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용어들을 고쳐서 개정하는 것과 ‘사용금지’로 분류해 더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기도 시간에 종종 듣게 되는 ‘지금은 예배의 처음(첫) 시간이오니’라는 말과 가끔 대화 중에 듣는 ‘나, 교회 믿어’ ‘너, 교회 믿니?’ 같은 말은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지금은 예배의 첫 시간이오니’는 보통 회중기도 가운데 사용되던 말이다. 회중기도는 대부분 설교 전이나 찬양대의 찬양 전에 있다. 이미 예배가 시작됐고 여러 순서가 진행된 후에 회중기도를 하게 된다. ‘지금은 예배의 첫 시간이오니 예배의 시종을 주님께 의탁드리옵고’라고 기도한다면, 예배의 시작을 다시 알리는 것이 된다. 그리고 이미 지나간 순서들은 예배를 위한 준비가 돼 버린다. 회중기도 가운데 ‘지금은 예배의 첫 시간이오니’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예배가 시작되었사오니’라고 기도하면 된다.
‘교회 믿는다’는 말 또한 교회용어로 적절하지 않다. 성도들 가운데도 간혹 ‘교회 믿는다’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 믿는다’는 ‘신앙생활을 한다’는 의미나 ‘예수님을 믿는다’는 말의 대용이 될 수 없다. 믿지 않는 사람은 잘 모르기 때문에 ‘너 교회 믿어?’라고 물을 수는 있다. 그러나 믿음 갖고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이 ‘나 교회 믿어’라고 대답하는 것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다. 교회는 믿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오직 하나님만이 믿음의 대상이다. 그러므로 ‘교회 믿는다’는 말은 ‘교회를 다닌다’라고 하든지 ‘예수님 믿는다’라고 해야 한다.
이상윤 목사(영국 버밍엄대 신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