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형제의 고민입니다. 이 청년은 이성 교제를 사모합니다. 하지만 막상 교제를 시작하려고 하면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과 흐지부지 끝나 그저 ‘남사친’(남자사람 친구 즉 편안한 친구)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한번은 어떤 자매가 이 형제에게 “오빠, 고민이 있는데 이야기를 하고 싶어”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해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줄 알았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이튿날 자매를 만났습니다. 자매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형제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그 형제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라며 연애상담을 했습니다.
형제는 한두 번도 아니고 자매들이 자신을 편안한 오빠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속상해 했습니다. 자매들과 썸만 타고 정작 이성 교제는 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이 형제의 모습이라면 어떨까요. 아마도 답답하고 속상하고 힘들지 않을까요?
또 어떤 사람들은 서로 어느 정도의 호감을 느끼고 상대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만 정작 이성 교제는 하지 못합니다. 주변에서 “이성 친구 같다”라고 이야기해도, 정작 본인들은 친구인지 이성 친구인지 자신들도 모르고 교제하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이 몇 번 있다 보면 ‘이성 교제 보다 오히려 편안한 친구가 좋다’고 자신을 합리화합니다. 이성 교제는 하지 않고 좋은 친구로만 남으려고 하는 청년들이 있음을 종종 보게 됩니다.
흔히 썸을 탄다는 이야기는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깊어질 수 있는 초기 단계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잘 오픈하지 않고 상대의 마음도 정확히 몰라서 좋은 마음은 있지만, 이성적 마음은 물음표인 관계입니다. 저는 썸 단계가 오히려 이성 교제를 시작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누군가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이 들지 않나요? 그런데 썸이 느껴지면 상대방을 회피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와 관계를 갖던 중 그 사람이 이성 관계의 가능성이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향한 호감의 감정이 훅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이런 감정이 상대방과의 편안한 관계를 깨뜨릴 것 같아서 두려움을 갖습니다. 두려우면 이성 관계로 발전하기 어렵고 흔히 말하는 썸 단계에서 멈추게 될 것입니다.
모든 감정에 대해 자신이 책임지고 솔직하게 반응한다면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기보다 상대방의 감정만 지나치게 신경 쓸 때 썸만 타다가 멈추는 관계가 되지 않을까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상대방이 내 마음을 받아줄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면 상대방은 내 마음을 알 길이 없기에 이성 관계로 나아가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감정을 알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청년들은 현재 관계가 깨질 것 같고, 상대방이 내 감정을 알면 그와 더 좋은 관계를 갖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큰 것 같습니다.
또 ‘상대방이 나를 거절하면 나는 어떻게 하지?’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예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거절한다면 얼마나 아프고 힘들까요? 그렇지만 기억해야 할 점은 세상의 어떤 관계에서 상처 없는 관계는 없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청년 여러분, 사랑의 상처는 누구나 아프고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이 상처가 두려워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면 더 많은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요? 상처는 우리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상처받지 않으려는 마음에 오히려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상처는 우리가 앞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상처가 아물면 더욱 단단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썸만 타다 관계가 끝나지 않으려면 조금 더 용기를 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용기를 낼 때 더 좋은 만남이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문형욱 갓데이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