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상승률 3개월째 0%대… 경기침체 동반한 저물가 우려 고조

입력 2019-04-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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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률이 3개월째 ‘0%대’를 기록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학교 급식비 등 서비스 가격이 내려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매월 변동폭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19년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저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물가는 시장의 공급 초과를 불러와 저성장 흐름의 장기화를 초래할 수 있다.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4% 상승했다고 2일 밝혔다. 1월(0.8%), 2월(0.5%)에 이어 3개월째 0%대 상승률이다. 낮은 물가 상승률에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영향을 줬다. 석유류는 전년 대비 9.6% 하락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를 0.43% 포인트 낮췄다. 농축수산물도 1년 새 0.3%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02% 포인트 끌어내렸다. 서비스 가격 상승도 둔화됐다. 지난달 서비스 물가지수는 1.1% 오르는 데 그쳤다. 개인서비스 물가지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2.0% 증가를 기록했으나 증가폭은 둔화했다. 학교급식비는 학교 무상급식 확대로 전년보다 41.3% 내렸다.

‘0%대 물가’ 배경에 이 같은 일시적인 요인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변동폭이 큰 상품을 제외한 물가지수가 낮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0.8%에 그쳐 19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근원물가는 변동이 심한 항목을 제외하기 때문에 경제의 수요를 반영한다. 수요 부진은 경기침체의 신호일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불안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