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역사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어려울 수 있는 역사에 재미를 가미해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축제는 신나는 봄 여행으로 안성맞춤이다.
일본에 백제 문화 전파… 왕인 박사
올해로 31주년을 맞이한 ‘2019 영암왕인문화축제’는 일본으로 건너가 백제 문화를 전파한 왕인 박사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는 축제다. 일본 유학 발전에 이바지한 왕인 박사의 이색적이면서도 훌륭한 업적 덕분인지 축제에 대한 관심과 즐거움은 물론 우리 역사의 자부심까지 느끼게 해준다.
대표 프로그램은 ‘왕인 박사 일본 가오’ 퍼레이드. 백제 14대 근구수왕 때 영암에서 태어나 18세에 오경박사로 등용되고 32세에 응신천왕의 초청으로 일본에 건너가 아스카 문화의 시조가 된 왕인 박사의 도일행렬을 재현한 것이다. 일본 사신단과 왕인 박사, 당시 함께 떠났던 도공·야공(대장장이)·와공, 배웅하는 마을 사람들 역할까지 수백명의 행렬이 장관이다.
이밖에 월출산 생기 체험, 왕인의길 체험, 4월 벚꽃 프러포즈 등 화려한 벚꽃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알차게 준비했다. 축제는 4일부터 7일까지 왕인박사유적지 및 구림마을 일원에서 펼쳐진다(영암군 향토축제추진위원회 061-470-2350).
어린 왕의 넋 추모 ‘영월단종문화제’
자연 경관이 뛰어난 강원도에서도 영월은 산과 강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이 아름다움과는 어울리지 않는 서글픈 역사가 있다. 바로 단종의 유배지가 영월이라는 것이다. 나룻배가 아니면 드나들 방법이 없는 강을 건너야 했기에 청령포는 유배지로 적합했다. 단종문화제는 작은아버지에게 왕위를 빼앗기며 목숨까지 잃은 어린 왕의 죽음을 애달프게 여겨 역사와 사적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축제이다. 올해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장릉과 동강 둔치에서 진행된다. 우리 고유의 전통 문화이자 정신문화인 단종국장재현과 전국 최대 유일무이한 칡줄다리기 등 흥미진진한 체험들로 중무장했다.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게는 살아있는 역사의 장으로 기억되고, 기성세대에게는 역사와 교훈은 물론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영월군 영월문화재단 033-375-6353).
백제 숨결 짙은 ‘익산 문화재 야행 2019’
백제 무왕이 아름다운 왕궁을 익산에 지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될 만큼 역사 유산적 가치가 큰 백제왕궁에서 야행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백제 무왕의 천도지인 왕궁리유적과 국보 제289호 왕궁리 5층 석탑 등 과거 백제의 숨결이 짙은 익산의 세계 유산을 느껴볼 수 있다.
이 행사는 올해 2년째로, 오는 12일과 13일 이틀간 왕궁리 유적에서 진행된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선보인다. 소원 남기기, 팔찌만들기, 문화유산 스탬프투어, 환상의 가상현실(VR) 체험 등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익산시 063-859-5793).
김수로왕의 국제교역 ‘가야문화축제’
해외여행과 국제 혼인 등이 비교적 자유로운 요즘과 달랐던 4~7세기 글로벌한 교류를 펼친 나라가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보다 국제교류에 먼저 힘쓴 나라가 바로 가야다. 42년 탄강(誕降)한 김수로왕이 가야를 건국하고 48년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과 결혼을 한 것이 한반도 역사 최초의 국제 혼인이다. 뿐만 아니라 가야는 일찍이 토기와 철기 문화를 꽃피워 중국, 낙랑, 일본 등과 교역하며 동북아시아 국제 교류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삼국시대 ‘제4의 제국’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 위해 ‘가야문화축제’가 진행된다. 축제는 6가야의 맹주였던 금관가야를 바탕으로 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경남 김해시의 역사 문화 축제다. ‘찬란한 가야 문화, 빛으로 물들다’라는 주제로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김해시 일대에서 펼쳐진다. 연지공원 강변에서 진행돼 둑을 따라 심어진 벚꽃나무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축제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즐거움과 역사 문화를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다(김해시 가야문화축제제전위원회 055-330-3958).
남호철 여행전문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