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이후 ‘메달 계보’ 이을 물보라 일으킨다

입력 2019-04-02 19:52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3일로 ‘D-100’이 된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금메달과 올림픽 출전을 위해 거친 레이스를 펼칠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 이후 8년 만에 한국인 메달리스트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2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7월 12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광주 대회는 200여개국 선수와 임원 1만5000여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규모의 수영 축제다. 경영, 다이빙, 아티스틱수영, 수구, 하이다이빙, 오픈워터수영 등 6개 종목 76개 경기에서 186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의 43%가 배정된 만큼 저마다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 메달권에 가장 가까운 한국 선수는 ‘인어공주’ 김서영(25)과 ‘철녀’ 안세현(24)이다. 둘 모두 ‘여자 박태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이 금메달을 따낸 뒤로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김서영이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개인혼영 400m 결승에서 물살을 가르고 있다. 뉴시스

김서영은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개인 혼영 200m에서 대회 신기록인 2분08초3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녀 통틀어 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자 무려 36년 만의 개인혼영 금메달이었다. 당시 세계랭킹 1위 오하시 유이(일본)를 제치고 따낸 금메달이라 그 의미는 더욱 컸다. 2017 부다페스트 대회에서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여자 개인혼영 종목(200m) 결승에 출전해 6위에 오른 바 있다.

안세현이 지난해 4월 광주에서 열린 수영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여자 접영 100m 예선을 마친 후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안세현은 여자 접영 100m와 200m 두 종목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 차례나 작성한 선수다.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접영 100m 5위, 200m 4위에 올라 한국 여자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을 남겼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접영 100m와 혼성 4x100m 혼계영에서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김서영과 안세현 외에도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한국 다이빙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결승에 진출한 우하람(21)도 메달을 노린다.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400m 계영 금메달리스트이자 부다페스트 대회 7관왕에 오른 카엘렙 드레셀(23·미국)이 꼽힌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오른쪽 세번째),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오른쪽 두번째) 등이 2일 서울 용산역 3층 대합실에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D-100일을 맞아 대회 마스코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이번 대회에선 지난해 여자 아이스하키, 탁구 등에서 볼 수 있었던 남북 단일팀 구성 여부도 관심사다. 단일팀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는 종목은 수구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수구 출전권을 확보했으나 여자 수구팀이 없어 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이에 대한수영연맹과 대회 조직위가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 위해 현재 북측과 협의 중이다.

여기에 공동 응원단 구성, 북측 정상급 예술단의 광주 공연도 추진되고 있다. 북한은 FINA 주관 대회에 불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 관계자는 “남북 단일팀 성사로 대회 흥행과 함께 답보상태에 있는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며 “FINA도 북한 참가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