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바로미터”… 초미니 선거에 사생결단 ‘PK 혈투’

입력 2019-04-02 19:08
①경남 통영·고성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왼쪽) 후보와 이해찬 대표가 2일 통영 중앙시장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②창원 성산 보선에 나선 자유한국당 강기윤(오른쪽) 후보는 황교안 대표와, ③바른미래당 이재환(오른쪽) 후보는 손학규 대표와, ④정의당 여영국(오른쪽) 후보는 이정미 대표와 함께 유세하고 있다. 통영·창원=권현구 기자, 뉴시스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의 국회의원을 뽑는 보궐선거가 3일 실시된다. 의원 2명만 뽑는 ‘미니 선거’이지만 결과에 따라 정국 주도권이 뒤바뀔 수도 있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산·경남(PK) 지역 표심의 향방을 엿볼 수 있어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선거운동 막판 각 정당 간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되면서 감정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창원 성산 선거에서 맞붙은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은 각 후보자의 전과를 두고 날을 세웠다. 강기윤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윤영석 한국당 의원은 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여영국 정의당 후보는 전과 7범”이라며 “이런 사람을 어떻게 국회의원으로 보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여 후보는 1986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전과 7건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여 후보의 전과 기록은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한 싸움의 과정에서 발생했던 것”이라며 “음주 사고를 저지른 강 후보에 빗댈 바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강 후보는 1999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강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전날 고(故) 노회찬 의원과 관련해 “돈 받고 스스로 목숨 끊은 분 정신을 이어받아야 하겠느냐”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양당은 격돌했다. 윤 의원은 “발언의 사실관계가 틀린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오 전 시장을 옹호했다. 반면 정의당은 “묵과할 수 없는 고인과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정치적 테러”라며 한국당과 오 전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과 정의당 대표의 경기장 선거운동 논란도 재조명됐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경남FC 축구장 선거운동 논란이 불거진 뒤 이 대표가 지난달 초 창원을 연고로 하는 LG세이커스의 농구 경기장을 당시 예비후보였던 여 후보와 함께 찾았던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여 후보가 당시 자신의 기호인 5번과 이름이 적힌 머리띠를 한 채 이 대표와 기념촬영한 것을 두고 다른 야당들은 “사실상 선거운동을 한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한국농구연맹 규정에 어긋나는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 측의 기자 매수 시도 의혹이 막판에 불거졌다. 해당 지역의 한 지역지 기자 김모씨는 지난달 23일 정 후보와 가까운 지역 유력 인사가 자신에게 50만원을 건네며 우호적인 기사를 작성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양문석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서 “만약 돈을 건넨 사람이 후보의 회계 책임자라 한다면 당선 무효가 된다. 당선되자마자 국회가 아니라 법원으로 출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 측은 “해당 인사는 캠프와 무관한 인물”이라고 선을 그었다.

보궐선거 투표는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지난달 29~30일 실시된 사전투표는 역대 재·보궐 선거 중 가장 높은 14.7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날 상벌위원회를 열어 한국당의 경기장 내 선거 유세와 관련해 경남FC에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결정했다. 상벌위는 경기장 내 유세 행위가 발생한 데 대해 구단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구단이 유세를 제지하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이 감안돼 승점 삭감 같은 중징계는 면했다.

이종선 심희정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