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美 제약사와 2800억 규모 에이즈 치료제 위탁생산 계약

입력 2019-04-02 21:38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5년 11월 첫 글로벌 제조 승인을 획득한 이후 현재까지 두 달에 한 건씩 총 22건의 승인을 획득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의약품 회사 사이토다인(CytoDyn)사와 에이즈 치료제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계약 규모는 3100만 달러(약 355억원)지만 치료제가 판매에 돌입할 경우 계약금이 오는 2027년까지 2800억원으로 늘어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일 공시한 이번 계약은 사이토다인사의 에이즈 치료제 ‘레론리맙’을 위탁생산하는 내용이다. 향후 레론리맙 개발에 성공해 시판이 승인되고 상업생산이 가동되면 계약금이 증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계약 상대를 ‘미국 소재 제약사’로만 설명한 채 공시했다가 회사명을 공개키로 해 이날 정정 공시를 냈다. 당초 계약 상대를 밝히지 않기로 합의했으나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회사명을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사이토다인사는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바이오 의약품 회사다. 현재 개발 중인 레론리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 트랙 지정을 받았다. 패스트 트랙이란 신약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마련된 FDA 규정 중 하나다.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받으면 시장 진입 허가에서 우선 심사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심사에 걸리는 시간과 절차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레론리맙은 에이즈 병행 치료요법으로는 임상 3상을 종료했고 최종 제품 승인(BLA)을 준비 중이다. 단독 치료요법은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3중 음성 유방암에 대해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레론리맙이 최종적으로 승인을 받으면 잠재적 시장가치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국제적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글로벌 바이오 전문지인 ‘라이프 사이언스’와 미국의 ‘인더스트리 스탠더드 리서치’가 주관하는 ‘CMO 리더십 어워즈’에서 CMO 전문기업 중 세계 최초로 6개 핵심 역량 전 부문에 대해 3년 연속 수상을 달성했다. 6개 부문에는 품질과 역량, 안정성, 전문성, 호환성, 서비스가 포함된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의 종합 경제지 포춘에서 선정하는 미래 50대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올 3월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27건, 위탁개발(CDO) 및 위탁연구(CRO) 14건을 합쳐 41건의 수주 누적실적을 기록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말까지 CMO 12건, CDO와 CRO 10건 이상을 추가로 수주하겠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