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 VS 화력, 외곽 VS 골밑 ‘4강 대첩’

입력 2019-04-02 19:43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가 3일부터 시작된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 인천 전자랜와 창원 LG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현대모비스와 KCC는 정규시즌에서 팀 평균 득점이 각각 87.6점과 87.1점으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창과 창’의 대결로 압축된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어느 팀의 화력이 불을 뿜느냐에 따라 시리즈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시즌 내내 독주를 펼쳤고, 2위 전자랜드에 무려 8게임이나 앞선 1위를 달렸다. 현대모비스는 전통적으로 수비의 팀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라건아를 영입하고 물이 오른 이대성까지 가세하면서 무시무시한 공격력의 팀으로 변모했다.

KCC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올 시즌 현대모비스와의 상대전적에서 3승 3패로 동률을 이룬 팀은 KCC가 유일하다. KCC는 이정현과 브랜든 브라운, 송교창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막강하다. 특히 2015~2016시즌 이후 세 시즌 만에 비우승팀 소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이정현은 6강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평균 20.5점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도 4차전에서 끝내 체력 면에서도 크게 불리하지 않다. 만가지 작전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만수(萬手)’라는 별명의 유재학 감독과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으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의 지략 대결도 볼거리다.

전자랜드와 LG는 ‘외곽슛’과 ‘골밑’의 싸움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자랜드는 정효근과 강상재, 차바위, 김상규 등 국내 최고의 포워드진을 보유한 팀이다. 전자랜드의 시즌 경기당 평균 3점슛은 8.9개로 리그 3위다. 포워드들이 적절할 때 3점포를 터뜨려 승리를 챙기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특유의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짠물 수비’도 강점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실점이 79.9점으로 현대모비스(77.8점)에 이어 2위다.

이에 맞선 LG는 김종규와 제임스 메이스의 ‘트윈타워’가 강력한 파괴력을 자랑한다. 김종규와 메이스는 부산 KT와의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도 각각 31점과 18점을 넣어 팀을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다만 LG는 6강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른데 따른 체력적 열세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과제다. 김승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LG가 워낙 골밑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외곽에서 조성민이 터져준다면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