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옵션 쇼크’ 주범 9년 만에 검거

입력 2019-04-02 19:38 수정 2019-04-02 23:03

9년 전 주식투자자들에게 1000억원대 손실을 안긴 ‘도이치 옵션 쇼크’ 사태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도이치뱅크 전 상무가 해외에서 붙잡혔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오현철)는 2010년 도이치뱅크와 한국도이치증권 임직원들이 공모해 벌인 시세조종 사건의 주범인 데렉 옹(45) 전 도이치뱅크 홍콩지점 차익거래팀장 겸 상무를 지난 1일 인도네시아 공항에서 검거했다고 2일 밝혔다. 도이치 옵션 쇼크 사태는 2010년 11월 11일 도이치증권이 옵션만기일 장 마감 10분 전에 2조4400억원어치 주식을 처분해 코스피지수가 10분 만에 53포인트 급락한 사건이다. 당시 국내 투자자들은 약 1400억원대의 손실을 봤지만 도이치증권은 풋옵션(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을 봄) 상품으로 448억7837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데렉 옹 전 상무 등 외국인 3명과 도이치증권의 한국인 직원을 시세조종 등 혐의로 2011년 8월 기소했다. 그러나 외국인 3명은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걸었다. 한국인 직원과 도이치증권 법인은 데렉 옹 없이 진행된 재판에서 2016년 각각 징역 5년과 벌금 15억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데렉 옹이 공항에서 잡혔다는 소식을 전달받고 곧바로 법무부를 통해 ‘긴급 인도 구속’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45일간 구금된다. 검찰은 이 기간에 ‘범죄인 인도 청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지에서 재판이 열려 옹 전 팀장을 한국으로 보낼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