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자 외솔 최현배(1894~1970)가 남긴 주요 글들을 엮은 전집이 출간됐다. 평생 겨레말 지킴이로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학자의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단법인 외솔회는 외솔이 1920년대부터 60년대까지 신문과 잡지 등에 발표한 시조 수필 논문을 묶은 ‘외솔 최현배의 문학·논술·논문 전집’(사진)을 출간했다고 2일 밝혔다. 총 4권으로 구성된 전집에는 외솔이 품었던 철학과 사상이 집대성돼 있다. 국어 문법 체계나 한글 가로쓰기, 사전 편찬 과정 등에 있어 그가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교원대 명예교수인 성낙수 외솔회장은 발간사에서 “글쓴이의 생각과 가르침에 흠집이 되지 않게 하려고 (외솔이 남긴 글을) 원래 모습 그대로 살려 옮겼다”며 “하지만 그 당시 편집이나 인쇄 때문에 나타난 잘못은 고치고 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정이 달라져 이해를 돕기 위해 고친 곳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집 발간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외솔을 알고,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울산 출신인 외솔은 일본 히로시마고등사범학교에서 공부하고 귀국해 학생들을 가르치다 일본 교토제국대학으로 다시 유학을 떠났다. 고국에 돌아와서는 연희전문학교와 이화여전에서 교수로 일했으며, 42년 조선어학회 사건에 휘말려 옥고를 치렀다. 해방 이후에는 한글학회 이사장, 연세대 전신인 연희대 부총장을 지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