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한국계 장관 또 나와… 마크롱 측근 ‘세드리크 오’

입력 2019-04-01 21:33
프랑스 내각의 장관급인 디지털경제 담당 국가비서에 31일(현지시간) 임명된 세드리크 오 프랑스 대통령실 보좌관. 오씨는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인사다. 레퓌블리크 앙마르슈 홈페이지 캡처

프랑스 내각의 장관급 인사에 한국계가 또 임명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발표된 장관급 인사 3명의 후임 인선에서 한국계 세드리크 오(37·한국명 오영택) 대통령실 보좌관을 디지털경제 담당 국가비서로 발탁했다.

오씨는 지난 2017년부터 엘리제궁에서 디지털경제 부문에서 정책 보좌관으로 일한 한국계 인사다. 그는 인선이 발표되자 “감격스럽고 자부심을 느낀다. 대통령과 총리의 신뢰에 감사한다”며 “프랑스의 기술 융합과 디지털화를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오씨는 1982년 카이스트 초빙교수 출신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 리옹에서 자랐다. 그는 2006년 명문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 중 하나인 파리 고등상업학교(HEC)를 졸업한 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후보를 도와 사회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면서 정치에 발을 들였다. 이때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인 이스마엘 에믈리앙, 벤자맹 그리보, 스타니슬라스 게리니 등과 만났다.

오씨가 마크롱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건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의 사회당 대선 캠프에서다. 두 사람은 대선 캠프에서 보좌진으로 함께 일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이후 그는 2016년 마크롱 대통령이 세운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에 합류했고,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는 선거회계책임자로 일했다. 그의 여동생 델핀 오(34·한국명 오수련)도 레퓌블리크 앙마르슈 소속 파리 19구 하원의원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엘리제궁에서 오씨 남매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계 인사가 프랑스 장관에 오른 건 처음이 아니다. 플뢰르 펠르랭(46·한국명 김종숙) 코렐리아캐피탈 사장은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 때인 2013년 디지털경제와 통상 담당 장관을 거쳐 문화부 장관에 임명됐었다. 장뱅상 플라세(51·한국명 권오복) 전 상원의원도 올랑드 대통령 재임 당시 지방자치 등을 주관하는 국가개혁 담당 장관에 오른 바 있다. 다만 두 사람은 오씨와 다르게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입양된 경우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