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시아나항공, 대대적 경영혁신 착수… “자산매각·비수익 노선정리·조직개편 단행”

입력 2019-04-01 21:10
아시아나항공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주주들이 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전날 그룹 경영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6일 산업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MOU) 갱신을 앞두고 추가 자산매각, 비수익 노선 정리, 조직 개편을 골자로 하는 ‘3대 중점 추진과제’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1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유동성 위기를 넘기 위해 전격 퇴진을 결정했으나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추가로 강도높은 자구책을 요구하자 금융권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착수하는 것이다.

수익구조 개편과 시장 신뢰회복을 위한 핵심과제로는 추가 자산매각이 가장 먼저 언급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년간 금호사옥 매각, 대한통운 지분매각, 전환사채 및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 유동성 확보 조치를 대대적으로 실행해 왔으나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1조원이 넘는 올해 만기 단기차입금 상환에 대비해 유동성 위기를 획기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핵심자산 매각이 예상된다.

과감한 비수익 노선 정리도 추진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국내와 87개 여객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항공기 운영대수를 축소해 수익성 위주 노선체계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 함께 제시됐다.

한 사장은 “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적·효율적 조직으로 개편하겠다”며 대대적 조직개편도 예고했다. 몸집 줄이기와 효율성 제고에 발맞춰 강도 높은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사장은 “3대 중점과제에 대한 구체적 시행방안 도출과 빠른 실행을 위해 태스크포스(TF)가 이미 구성돼 활동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사내이사 퇴진과 함께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출범한 그룹 비상경영위원회 차원의 신속한 대처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 사장은 “경영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 작금의 상황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 조속한 시일 내 금융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안정적 경영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향후 주요 과제의 구체적 실행 방안에 대해 시장과의 공유와 소통을 약속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