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이 2012년 KT하반기 공개채용에서 서류전형·적성검사를 건너뛰고 인성검사에서도 합격 미달 점수를 받았지만 최종 합격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을 포함해 전 공기업 사장의 지인 딸 등 5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을 재판에 넘겼다. 조만간 이석채 전 KT회장, 김 의원을 소환해 채용 청탁과 대가가 오갔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남부지검은 1일 김 전 실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KT채용비리 의혹 관련 첫 기소다. 김 전 실장은 김 의원 딸과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전 사장의 부하 직원 자녀,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자녀, 김종선 KTDS 부사장 자녀 등을 포함한 5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은 서류 제출 기간에 회사에 지원하지 않은 김 의원 딸이 다음 전형인 인·적성 검사를 볼 수 있도록 손을 썼다”며 “나머지 부정 채용자들도 서류·면접전형 점수를 조작해 최종 합격 시켰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김 의원 딸과 성 전 사장 부하직원 자녀 등 부정 채용 2건은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과 공모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나머지 3명은 자신이 직접 외부 청탁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 가운데 한 명은 누구에게서 청탁을 받았는지 아직 밝히지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서 전 사장과 이 전 회장, 김 의원과의 연결고리를 밝혀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김 의원 딸의 부정채용을 누가 지시했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앞서 서 전 사장은 김 의원 딸을 포함한 6명의 부정 채용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하지만 검찰은 “서 전 사장은 나머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김 의원 딸과 관련해서는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내부에서는 2012년 당시 이 전 회장이 김 의원에게서 딸의 채용 청탁을 받은 후 자신의 오른팔 역할을 하던 서 전 사장에게 이를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이 전 회장과 김 의원을 소환해 이 부분을 명확히 밝혀낼 계획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