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딸 등 5명 특혜 확인… KT 前 인재경영실장 기소

입력 2019-04-01 18:42 수정 2019-04-01 21:38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회의실에서 딸 취업 특혜 의혹 보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에게 딸이 받은 KT 2013 상반기 신입사원 입문교육 수료증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이 2012년 KT하반기 공개채용에서 서류전형·적성검사를 건너뛰고 인성검사에서도 합격 미달 점수를 받았지만 최종 합격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을 포함해 전 공기업 사장의 지인 딸 등 5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을 재판에 넘겼다. 조만간 이석채 전 KT회장, 김 의원을 소환해 채용 청탁과 대가가 오갔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남부지검은 1일 김 전 실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KT채용비리 의혹 관련 첫 기소다. 김 전 실장은 김 의원 딸과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전 사장의 부하 직원 자녀,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자녀, 김종선 KTDS 부사장 자녀 등을 포함한 5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실장은 서류 제출 기간에 회사에 지원하지 않은 김 의원 딸이 다음 전형인 인·적성 검사를 볼 수 있도록 손을 썼다”며 “나머지 부정 채용자들도 서류·면접전형 점수를 조작해 최종 합격 시켰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김 의원 딸과 성 전 사장 부하직원 자녀 등 부정 채용 2건은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과 공모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나머지 3명은 자신이 직접 외부 청탁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 가운데 한 명은 누구에게서 청탁을 받았는지 아직 밝히지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서 전 사장과 이 전 회장, 김 의원과의 연결고리를 밝혀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김 의원 딸의 부정채용을 누가 지시했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앞서 서 전 사장은 김 의원 딸을 포함한 6명의 부정 채용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하지만 검찰은 “서 전 사장은 나머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김 의원 딸과 관련해서는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KT 내부에서는 2012년 당시 이 전 회장이 김 의원에게서 딸의 채용 청탁을 받은 후 자신의 오른팔 역할을 하던 서 전 사장에게 이를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이 전 회장과 김 의원을 소환해 이 부분을 명확히 밝혀낼 계획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