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성분이 아닌 분석 결과가 달라진 것”

입력 2019-04-01 19:12 수정 2019-04-01 21:37

코오롱생명과학은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판매 중단과 관련해 성분이 바뀐 것은 없으며 기술 발전으로 인해 분석 결과가 달라진 게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좀처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자체 개발 신약의 성분을 15년 동안 모르고 있었다는 게 석연치 않아 치료제의 안전성·유효성은 물론 신뢰도에도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이날 “환자, 학계, 관계기업 등 세계 최초 유전자치료제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1일 인보사의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제조·판매 중지를 요청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재검증을 위해 이날부터 인보사 출고를 자발적으로 중지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HC)와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를 3대 1의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한대에 700만원가량 든다. 이번에 문제가 된 건 형질전환세포로, TGF-β1 유전자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에 삽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코오롱티슈진이 분석했던 2004년 결과를 근거로 TC가 연골세포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TC가 293유래세포로 최종 확인되었다는 사실을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전달받았다.

유수현 바이오사업담당 상무는 “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게 아니라 세포의 명칭이 바뀐 것”이라며 “2004년 TC의 특성을 분석했을 당시에는 연골세포 특성이 발현돼 연골세포로 판단했으나 최신 STR 검사(친자 확인 검사와 비슷한 유전자 검사) 결과 293유래세포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STR 검사 결과를 식약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고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 3상은 중단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작용 보고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인보사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제조사가 무려 15년간 신약의 성분도 제대로 몰랐다는 점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견해가 많다.

식약처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최승진 식약처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과장은 “통상 가이드라인에서는 자체 세포주에서 개발한 세포치료제의 경우 STR과 같은 친자 확인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며 “이번 사안의 경우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파악하기 어려워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 사용된 세포의 성분 결과는 이달 15일쯤 나오겠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을 검증하고, 전반적인 문제를 파악하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될지 아직 단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