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에 걸쳐 고착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 데서 한국 경제의 변화가 시작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과감한 규제 개혁과 적극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이 함께 가야 해요.”
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된 여기자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고용과 분배 지표가 악화되고 내수가 침체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함께 진행되는 게 ‘해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회장은 “한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긍정적인 지표도 있다”며 “최근 3년 동안 세금이 많이 걷혔고, 이렇게 이룬 재정 안정성은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인 국가 재정이 ‘사회안전망’에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가 비단 이번 정부의 책임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의 사회안전망은 양극화를 더 벌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안정적인 재정이라는 건전한 토대에서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언급했다.
틀을 바꾸는 규제 개혁에 대해서도 수차례 강조했다. 박 회장은 “네 가지 규제 중 세 가지를 없애도 남은 하나가 투자를 막을 수 있다”며 “‘규제를 완전히 없앤 뒤 필요한 규제를 넣는다’는 식의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선언’ 당시 경제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던 박 회장은 남북 경제협력에 대해 “현재 확실한 건 대북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제재가 풀리고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