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96쪽 풍부한 도판·해설… 예술가 200여명의 삶 고스란히

입력 2019-04-01 19:31
김언호(왼쪽) 한길사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인문예술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완간된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을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책의 해설을 맡은 고정희 한양여대 교수. 한길사 제공

“1980년대부터 이 책을 내고 싶어서 백방으로 노력했어요. 30여년 만에 꿈을 이룬 기분입니다. 거대한 미술관 같은 작품이에요.”

출판사 한길사의 김언호 대표는 1일 서울 중구에 있는 인문예술공간 순화동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는 최근 이 출판사가 완간한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사진)을 소개하는 자리. 김 대표는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은 과거 유럽에서 어떻게 르네상스가 발흥했는지 들려주는 책”이라며 “당시 예술가들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술책은 아름다워야 한다”며 “미술책다운 미술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은 서양 미술사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명저로 평가받고 있다. 저자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미술사가인 조르조 바사리(1511~1574). 바사리는 13세기부터 16세기까지 미술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예술가 200여명의 삶을 담아냈다. 영국 미술사학자인 케네스 클라크(1903~1983)는 생전에 이 작품에 대해 “가장 위대한 시대를 이해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원전이며, 가장 생생하고 재미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한국어판은 총 6권으로 제작됐다. 쪽수만 3896쪽에 이르는 대작이다. 르네상스 미술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는 각종 도판 자료도 784점이나 실려 있다. 한길사는 지난해 5월 첫 번째 책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후속작을 잇달아 번역 출간했다. 한길사 관계자는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은 과거에도 국내에 나온 적이 있지만 이번에 완간된 책은 풍부한 도판 자료와 친절한 해설이 담긴 진정한 완역본”이라며 “해외 각국에서 나온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중에서도 한국어판이 가장 아름다운 판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책에 담긴 ‘해설’은 고정희 한양여대 교수가 썼다. 고 교수는 “르네상스 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사리의 책”이라며 “‘르네상스’라는 말 자체도 그의 책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책을 마주할 독자들은 르네상스 시대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