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후보자들은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머지 5명의 장관 후보자는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박영선(오른쪽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김연철(왼쪽)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와 함께 청와대 인사라인의 책임을 물었다. 여당과 선거제 개편 등 개혁 입법을 공조하고 있는 나머지 야 3당에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나왔다. 당분간 추가 낙마와 청와대 인사라인 문책을 두고 여야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31일 두 후보자의 낙마 소식이 알려지자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제 국회는 산적한 현안 처리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과 법안 처리에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국민 여론이 좋지 않던 두 후보자가 낙마했으니 나머지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그만 문제삼아 달라는 얘기다. 이 대변인은 ‘다른 후보자들은 추가 조치할 필요성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머지 후보자들은 당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박영선 후보자와 김연철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반대 입장이 완강하다. 한국당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지명 철회 순서가 틀렸다.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먼저 지명 철회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실검증으로 인사 참사, 인사 재앙을 초래한 책임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서둘러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7명 모두가 부적격자”라고 했다.
추가 낙마 여부를 두고 여당과 보수 야당의 대치가 고조되면서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의 입장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정의당은 이날 지명 철회에 대해 “엄중하게 민심을 지켜본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남은 후보자에 대해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조만간 당내 의견을 종합해 부적격 후보자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영화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큰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판단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당은 나머지 5명의 후보자에 대해 별다른 반발 기류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호남 출신인 두 후보자가 낙마한 것에 불만이 크다. 평화당은 “만만한 사람을 정리하는 모습은 비겁하다.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