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방압력 받는 中성장률… ‘경착륙’ 커트라인 6% 벽 지켜낼까

입력 2019-03-31 19:31

한국은행은 31일 “최근 중국 경제는 대외부문을 중심으로 성장둔화 흐름을 지속했다”며 “앞으로도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성장 하방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수출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이 기간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전년 동기 대비 5.7%)보다 나빠진 5.3%를 기록 중이다.

큰 원인은 역시 불확실성으로 남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이다. 지난해 3월 갈등이 본격화한 이후 미국과의 무역협상 국면마다 ‘진전이 있었다’는 보도가 이뤄지긴 했다. 그런 때면 일시적으로 중국 증시가 활력을 찾았지만 차관급과 장관급 협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확실한 관세 철폐 방안은 마련되지 못했다.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6.4%를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양회에서 올해 겅제성장률 목표를 6.0~6.5%로 내려잡으면서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으로 돌파구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완화적 통화정책과 대규모 감세, 지방정부에 대한 저금리 대출 확대 등으로 경기를 띄우겠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경기부양 의지가 한국의 수출 개선효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이 향후 수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스는 한국의 수출 흐름에 대해 “중국 경기부양책 시행으로 2분기 성장세 회복을 기대하지만, 시차를 고려하면 2분기까지는 대중(對中) 수출이 마이너스 영역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의 관심은 중국이 오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하는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에 쏠린다. 중국에 거듭 실망한 시장은 지난해보다 기대치를 많이 낮췄다. 한은에 따르면 UBS, JP모건 등은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4분기보다 0.2~0.3% 포인트 떨어진 6.1~6.2%로 예상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를 밑도는 것은 ‘경착륙’으로 받아들여진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