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음악엔 우주와 인간 품는 위대함 있어”

입력 2019-04-01 19:17
지휘자 조너선 노트는 1일 “한국이 늘 궁금했다. 꼭 시간을 내 서울을 돌아보고 ‘한국의 맛’을 보여주는 음식도 먹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말러 전문가로 유명한 영국 출신의 지휘자 조너선 노트(57)가 첫 내한한다. 노트는 오는 7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2017년부터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OSR)와 함께 말러 교향곡 6번과 슈만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들려준다. 그는 1일 국민일보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말러 곡은 우주와 인간을 포용하는 위대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말러 교향곡 7번 지휘로 OSR을 사로잡은 것으로 유명하다. 노트는 “말러는 굉장히 지적이고 열정적이며 의지도 굳건한 사람이었다. 그는 ‘죽음’이라는 소재에 강박이 있었고 ‘사랑’이라는 주제에도 매우 민감했다”며 “한 인간의 일대기가 담긴 음악을 통해 이 모든 것을 음미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이 말러 교향곡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말러는 창문이 2개 달린 작은방에서 자기 삶을 음악으로 옮겼다고 한다. 노트는 “교향곡 1번은 젊은 시절의 방황과 고뇌, 3번은 세상의 모든 존재와 삶의 목적, 5번은 아내 알마를 만나면서 느낀 고독, 6번은 알마와 진전된 관계에서 오는 감정 변화를 담았다”며 “말러의 작품은 한 가지로 말하기 어려운 아름답고 정교한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교향곡 6번은 청중을 내면으로의 여행으로 인도할 수 있다. 그가 녹음한 교향곡 6번은 2017년 BBC 뮤직 매거진이 선정한 추천 음반이었다. 그는 “이 작품은 말러가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며 “이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것만으로도 강렬한 내면적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슈만 곡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다. 노트는 “손열음과 음반을 녹음한 적은 있지만 연주회는 처음이라 기대된다. 한국 음악가들은 실력은 물론 열정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케임브리지대에서 음악을 공부한 노트는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 지휘자로 전향했다. 1918년 창단된 OSR는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와 함께 스위스 양대 오케스트라로 꼽힌다. 유려한 프렌치 사운드를 갖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