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해군·경, 세월호 녹화장치 조작 정황”

입력 2019-03-28 18:40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주최한 ‘세월호 CCTV 조사 중간 발표’에서 박병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국장이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의 증거가 조작·편집된 정황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4년 참사 때 현장 조사를 한 해군과 해경이 사전에 CCTV 자료를 확보해 놓고서도 이후 자료를 수거하는 모습을 거짓으로 연출했다는 내용이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8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특조위는 증거 인멸 정황이 있는데다 관련 제보가 절실해 중간 발표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는 “해군이 2014년 6월 22일 세월호 선내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했다고 주장해온 DVR(CCTV 영상이 저장된 녹화장치)과 검찰이 확보한 DVR이 서로 다른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발견했다”며 “정황상 수거 과정에 대한 해군 관계자 주장도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발표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해군이 수거한 DVR은 이후 검찰이 확보한 DVR과 달리 오른쪽 손잡이 안쪽 부분의 고무 패킹이 떨어져 있었다. 검찰이 확보한 DVR과 달리 전면부 열쇠구멍이 수직 잠금상태였던 것도 지적받았다.

과거 DVR 수거 담당자인 해군 A중사는 2014년 6월 22일 밤 11시40분쯤 안내데스크에서 DVR을 확인하고 그 본체를 케이블 커넥터의 나사를 풀어 분리해 수거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특조위 조사 결과 케이블은 분리되지 않았다. 또 A중사의 당시 진술대로라면 발견됐어야 할 커넥터 역시 선체 인양 뒤 해당 구역과 영상을 확인한 결과 없었다. 수중영상에 A중사가 DVR을 들고 나오는 과정도 찍히지 않았다.

앞서 2014년 8월 검찰이 세월호 CCTV를 복원했을 때는 참사 발생 약 3분 전인 오전 8시46분까지의 영상만 있어 침몰 원인과 선내 구조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일부 생존자는 사고 당일 세월호가 이미 기운 오전 9시30분쯤까지 3층 안내데스크에서 CCTV 화면을 봤다고 증언한 바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