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도 “靑 대변인 자격 없다” 사퇴 촉구

입력 2019-03-28 19:00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서울 흑석동 재개발지역 투기 의혹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물론 범여권 정당에서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28일 “엄청난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을 마련한 것은 누가 봐도 투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권에 묻겠다. 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투기이고, 당신들의 투기는 노후대책인가”라고 꼬집었다. 전 대변인은 “집값을 잡겠다며 ‘내집 마련’을 하려는 서민들은 대출까지 틀어막으며 투기꾼 취급을 했다. 그런 정권이 뒤에서는 청와대의 입이라는 대변인까지 나서서 투기질을 하고 다녔다니 가히 ‘내노남불’(내가 하면 노후대책, 남이 하면 불법 투기)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의 기민하고 과감한 투기 실력이 놀랍다”며 “낮에는 서민을 대변하고 밤에는 부동산 투기를 한 김 대변인의 ‘야누스의 두 얼굴’은 더욱 놀랍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에 입성하자마자 부동산 투기에 올인한 김 대변인은 국민의 마음을 대변할 자격이 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는 것이 답”이라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원내정책회의에서 “다주택자는 한 채만 남기고 팔라고 해놓고 정부 고위직은 뒷구멍으로 부동산 증식에 열을 올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윤소하(사진) 정의당 원내대표도 상무위원회에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의 투기 의혹을 거론하면서 “청와대 대변인 역시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재개발지역의 건물을 비싼 가격에 사들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답답하고 우려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고위 공직자들은 투기 또는 투기에 가까운 행위를 떳떳이 하면서 국민들에게는 투기를 근절하겠다고 말하면 누가 믿을 것인가. 청와대의 경각심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여론 추이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김 대변인이 해명을 했던데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수 신재희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