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야누스의 얼굴을 하고 있다. 새 구장, 양의지 영입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반면 잇단 추문에 휩싸이며 구단 이미지가 실추하고 있기 때문이다.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바뀌었다. 신임 이동욱 감독에게 지휘권을 맡겼고,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양의지도 데려왔다. 집도 메이저리그급 시설을 자랑하는 새 구장으로 옮겼다.
이에 시즌 초반이지만 성적도 좋다. NC는 2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6대 2로 승리했다. 3연전을 싹쓸이한 NC는 이로써 4승 1패로 SK 와이번스와 함께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나성범과 박민우, 구창모,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등 주축 선수들이 잇단 부상을 당했지만 이들의 공백을 무색케 할 정도로 선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NC는 양의지 효과가 크다. 공수에서 만점활약을 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선발 박진우의 6이닝 2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덕분에 2013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NC에 입단한 박진우는 데뷔 후 첫 선발승을 거두는 감격을 맛봤다. 양의지는 전날에도 김영규를 잘 다독여 프로데뷔 첫 승을 선사했다. 양의지는 타석에서도 벌써 홈런 세 방을 터트릴 정도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외부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바로 구단 프런트 직원이 사설 스포츠 베팅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NC 운영팀에서 시설관리를 담당했던 이 직원은 구단과 면담에서 지난해 한 해 400만∼500만원의 사설 스포츠 베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NC는 이 직원을 해고하고, 검찰에 형사고발했다.
NC는 최근 수년간 구단과 선수들이 물의를 빚어 신흥 ‘비위 구단’으로 낙인찍힌 상태다. 2014년에는 승부조작 혐의가 있던 투수 이성민을 KT로 보내면서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2015년에는 투수 이태양이 승부조작에 가담해 큰 비난을 받았다. 2016년에는 에릭 테임즈를 포스트시즌에 출전시키기 위해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은폐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투수 강윤구(당시 넥센 히어로즈)를 데려오기 위해 뒷돈 1억원을 준 게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해에는 전력분석원 2명이 서로 주먹다짐을 벌여 퇴출되기도 했다.
김종문 단장은 “우선 빠른 시일 내에 윤리 교육 등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말로만 반성한다고 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조사위원회를 꾸려 비위 사실에 대한 확인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KBO 관계자는 “한 구단에서 계속해서 비위 사실이 적발돼 가중처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9회말 터진 이재원의 끝내기 홈런으로 LG 트윈스를 3대 1로 꺾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두산 베어스에 5대 4 역전승을 거두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KIA 타이거즈는 한화 이글스를 6대 4로 물리치고 개막 3연패 후 2연승을 달렸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