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평화한국(상임대표 허문영) 회의실. 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한 중소기업 대표 및 대기업 임원 10여명이 강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강의 주제는 ‘세계정세 변화와 복음 통일을 위한 기독 실업인 역할’. 강사는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인 허문영 대표였다.
강단에 오른 허 대표는 강의 중 ‘깜짝 손님’을 소개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지난해 5월 미국으로 송환된 재미교포 A씨였다. 북한 감옥에서 읽던 낡은 성경책을 들고 온 그는 수감생활 소회를 전했다. A씨가 “한반도가 복음으로 통일된다면 세계는 ‘이들이 믿는 하나님이 통일을 허락했다’고 말할 것이다. 통일이 곧 선교라는 생각으로 기도하고 준비하자”며 짧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평화한국이 지난 20일 개강한 ‘2019 제1회 남북경협아카데미’ 2회 차 강의 현장이었다. 총 10회로 구성된 남북경협아카데미는 국내 12개 교회가 연합해 운영하는 ‘통일선교아카데미’를 거친 기독교인이나 평화한국 후원자를 대상으로 수강생을 모집했다. 통일선교에 대한 이해가 있는 기독 실업·경제인만을 대상으로 전문 지식과 대북 경협 실무 노하우를 전수하려는 목적에서다.
이를 위해 권영경(통일교육원) 변병설(인하대) 교수와 조봉현(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부소장, 조정훈(아주대 통일연구소) 소장 등 북한 전문가들로 강사진을 꾸렸다. 대북 사업을 경험한 기업인 및 전직 국가정보원 간부 등도 강사로 초빙했다.
강연을 이어간 허 대표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좀체 해법이 보이지 않는 한반도를 위해 기독교인이 주님의 뜻을 놓고 기도하며 통일을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기업인이라면 정직하게 사업해 향후 남북경협의 때를 준비하자고 했다. 그는 “우리가 이번 강좌를 마련한 건 향후 북한에서 수익을 크게 내자는 게 아니라 하나님 뜻대로 북한과 경제협력을 해 통일의 마중물이 되자는 것”이라며 “정직한 기독 실업인이 향후 통일시대 한국사회와 교회를 살릴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또 “기독교인이라면 진보와 보수 어떤 정부든 정책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이념 성향에 따라 정권을 조롱하는 역사의 악순환을 끊고 나와 생각이 달라도 격려하고 기도해주는 품위 있는 모습을 우리가 보여주자”고 권했다.
평화한국은 오는 5월 1기 수료자를 배출한 뒤 해당 과정을 학기별로 개설할 계획이다.
글·사진=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