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성도들을 사도행전에 기록된 초대교회 성도들처럼 사회에 거룩한 소동을 일으키는 크리스천이 되게 할 수 있을까.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는 셀교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셀교회 운동은 세상을 바꾸는 운동이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오직 믿음을 통한 구원과 성직자들에게만 머물러있던 성경이 하나님을 찾는 모든 사람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종교개혁 이후에도 여전히 신학교 나온 목회자만 제사장이라는 의식이 강하다. ‘만인 제사장’의 개혁은 온전히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셀교회는 모든 성도들에게 왕 같은 제사장이란 정체성을 회복시키는 ‘제2의 종교개혁운동’이라 할 수 있다. 평신도라는 말은 영어로 ‘Layman’인데 ‘비전문가’ ‘성직을 받지 않은 일반 신도’를 지칭한다.
사실 성경에는 평신도라는 단어를 찾을 수 없다. 그동안의 교회사역 주체는 목회자였다. 이제는 교회의 98%를 차지하는 평신도가 더 이상 객체가 아닌, 교회사역의 주체가 돼야 한다. 잠자고 있는 평신도를 깨워 하나님나라의 주역이 되게 하고 하나님나라를 확장해 나가는 주체가 되게 해주는 것이 목회자의 참된 역할이다.
셀교회는 새롭게 등장한 교회가 아니다. 성경에 기록된 초대교회의 모습을 모델로 이 시대에 맞게 재해석된 교회가 바로 셀교회다. 신약성경에 기록된 교회의 모습을 보면 ‘눔바와 그 여자의 집에 있는 교회’(골 4:15) ‘아굴라와 브리스가와 그 집에 있는 교회’(고전 16:19) ‘아킵보와 네 집에 있는 교회’(몬 1:2) 등 소그룹인 집(가정)이 교회였다.
소그룹 교회를 세운 이들은 대부분 바울을 통해 복음을 듣고 훈련을 받은 소위 평신도 사역자들이었다. 자신들의 생업과 일터가 있었고 전문 사역자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집을 중심으로 교회를 세우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복음을 전했다. 집이라는 소그룹 중심의 초대교회를 모델로 한 교회가 바로 셀교회다.
건강한 셀교회를 세우는 핵심 포인트는 무엇일까. 첫째, 교회 핵심그룹이 셀교회의 가치로 무장될 수 있도록 기초 토양을 다지는 것이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려면 교회를 이끌어가는 핵심 리더, 목사, 사모, 그리고 중직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셀교회가 무엇인지, 셀교회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소그룹 셀이 무엇인지 그 가치, 그 패러다임을 적당히가 아니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아는 것을 넘어 본인이 체험해야 한다.
과거에 셀교회를 시작했다가 어려움을 겪는 목사님들을 보면 셀교회를 대충 알고 시작한 경우가 많다. 머리나 지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완전히 그 가치로, 패러다임으로 온 인격과 정신이 바뀌어야 한다. 이것을 기초 토양작업이라고 한다.
예수마을셀교회는 교회 설립 전부터 수년을 소그룹 중심 셀교회의 임상실험을 하면서 몸으로 경험했다. 교회의 중심 리더그룹이 모여 셀교회 수양회를 갖고 수많은 셀교회 관련 서적을 읽으며 토론하고 적용·실험하면서 기초 토양작업을 했다. 세계적인 셀교회 지도자인 조엘 코미스키는 말한다. “초대교회를 닮은 건강한 셀교회를 제대로 세우려면 최소 5년 이상은 걸린다.”
예수마을셀교회는 지금도 매년 2회 리더 수양회와 겨울 비전수양회를 갖는다. 수시로 제자캠프를 열고 반복적으로 셀교회의 가치와 정신으로 무장시키는 시간을 갖는다. 계속적으로 새가족이 교회 셀그룹에 들어오고 있으므로 기존 가족들에겐 지속적으로 셀교회 토양작업을 해줘야 한다. 이들도 세상 속에 살다보면 셀가치와 비전이 희미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그룹 중심의 셀목회는 어떤 목회일까. 한마디로 말하면 행복한 목회다. 15년 전 중등교사 생활을 내려놓고 교회를 개척하니까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드냐” “얼마나 고생하시냐”고 물었다. 나는 전혀 아닌데 말이다.
내가 행복했던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목회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가를 얻을 돈이 없어서 52.8㎡(16평) 주공아파트에서 첫 개척예배를 드렸음에도 무엇이 목회 자신감을 충만케 했을까. 예수복음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깨달았기 때문이다. 목회 비전과 방향, 가치를 분명히 발견했기 때문이다. 소그룹 중심의 셀교회가 진정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목회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숫자적인 부흥이 되든지 안 되든지 항상 감사가 넘쳤다.
둘째는 성령님의 풍성한 은혜를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셀교회는 성령님이 운행하시는 교회공동체다. 마가 다락방에 성령이 임하심으로 세워진 초대교회, 사도행전 교회를 모델로 삼고 있다. 따라서 철저히 성령님을 높이고, 성령님을 사모하고 교제하며 성령님께 고백하는 구조로 돼 있다. 목회자는 늘 성령님께 초점을 맞추는 게 습관이 되고 그래서 매 순간 성령님과의 만남이 일어난다.
셋째는 성도들이 행복해하고 헌신하는 것을 늘 보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성도들이 행복할 때 가장 행복하다. 소그룹 중심의 셀교회는 철저히 성령님 중심으로 나아가기에 성도들도 늘 성령님을 사모하고 성령님의 임재를 갈망한다.
교회를 찾아오는 새가족들이 불신자이든 기존 신자이든 간에 성령의 은혜가 임하고 구원의 감격이 넘친다. 단지 예수 믿고 천국행 티켓이나 확보한 것에 만족한 채 그저 내 맘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게 아니다. 주 예수와 교회비전에 생명을 건 제자들, 담임목사와 함께 주의 길을 가려는 평생 동반자들이 든든하게 세워지고 있다. 그래서 목회가 너무 행복한 것이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