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전시에 한미연합사령부 지휘통제소로 쓰이는 벙커인 경기도 성남 ‘CP 탱고(Command Post Tango)’ 공동사용 방안을 논의키로 2015년 합의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공동사용안이 확정되면 우리 정부가 이 시설 운영비용을 분담하게 된다. 분담액은 보수비용까지 포함하면 수백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고위 관계자는 27일 “한·미 군 당국은 4년 전 CP 탱고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과제로 논의키로 합의했지만 그동안 구체적인 협의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CP 탱고는 주한미군 시설물로 분류돼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운영비 전부를 부담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CP 탱고 예산의 전용을 검토 중이다. 앞으로 이곳이 한·미 공동사용 시설이 되면 운영비를 한국 정부와 나눠 부담해야 한다는 게 미국 측 논리다.
올해 방위비 분담금이 인상된 데 이어 CP 탱고 비용까지 떠안는 것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당초 군 당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 CP 탱고를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군 관계자는 “1970년대에 지어진 이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것만 해도 막대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