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 선정… 새롭게 도약하는 반월국가산단

입력 2019-03-28 21:52
1977년 조성된 경기도 안산시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의 현재 모습. 기업 1만9430곳이 입주해 있고 지난해 83조원의 생산액을 기록했다. 지난 40여년간 산업화를 견인해온 곳이지만 노후화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월국가산단은 지난달 정부의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에 선정되면서 재도약의 계기를 맞고 있다. 안산시 제공

인천광역시와 경기도 평택시 중간쯤에 자리잡은 서해안 제조업 벨트의 중심축인 안산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다. 1977년 서울의 인구 과밀 완화 등을 위해 조성된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이하 반월국가산단)는 안산시와 시흥시 일대 3만8000여㎡ 면적에 기계·전자·화학·철강 등 각종 기업 1만9430곳이 입주해 있다. 지난해 반월국가산단은 83조원의 생산액과 123억6000만 달러의 수출 기록을 세웠다. 4000명이 넘는 석·박사 연구 인력까지 보유한 반월국가산단은 40년 넘게 국가 산업화를 견인해 왔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반월국가산단이 노후화되면서 안산시는 도시 전체의 활력이 예년만 못한 상황이 한동안 이어졌다. 그러던 중 최근 안산시는 다시 한 번 발돋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달 반월국가산단이 정부의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에 선정된 것이다. 반월국가산단이 다시 우리나라 최고의 산업단지로, 안산시가 수도권 중심 도시로 웅비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 프로젝트는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해 기업 생산성과 근로자 복지를 향상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의 정부 추진 사업이다. 기존 산업단지의 틀을 벗어나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 데이터와 자원의 연결·공유를 통해 창업과 각종 신산업이 자유롭게 조성될 수 있도록 하는 ‘미래형 산단’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올해 반월국가산단의 스마트 선도 산단 프로젝트는 제조혁신, 근로자 친화공간, 미래형 산단의 3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제조혁신은 입주기업의 각종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불량품을 낮추고 생산성을 올리는 등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을 낮추는 개념이다. 개별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가칭 ‘제조데이터센터’가 수집·분석해 업종·공정별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제조혁신을 이끌게 된다.

스마트 산단 내 입주기업이 기계장비, 창고, 사무 공간 등은 물론 구매·마케팅 등 서비스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경제플랫폼도 구축된다. 유사한 업종의 기업은 원자재를 공동 구매함으로써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부품·뿌리 업체가 입주해 있는 반월국가산단은 특히 제조업이 밀집한 영향으로 스마트공장·데이터연계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자의 복지 향상도 혁신 과제의 한 축이다. 스마트 선도 산단 프로젝트를 통해 안산시는 산단 내에 임대형 행복주택과 문화·체육시설 등 복합문화센터 13곳을 설치할 계획이다. 지능형 교차로·주차로, 환경·안전 관제센터 등 각종 스마트 기반 시설도 새롭게 들어선다. 편의시설 조성을 통해 반월국가산단 내 26만여 근로자의 업무 환경 개선은 곧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산단 내 휴·폐업 공장을 리모델링해 스마트 창업센터 및 오픈랩 등 미래형 신기술이 쉽게 펼쳐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한편, 규제를 면제해주는 ‘규제 샌드박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안산시는 반월국가산단이 스마트 산단 성공모델로 자리 잡도록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와 협력해 ‘반월스마트 산단 기획단’도 구성할 방침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안산시를 4차 산업혁명의 거점이 돼 일자리가 넘치고 젊은이들이 모이는 혁신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앞으로 3~4년간 지자체·민간과 합동으로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에 선정된 반월국가산단과 창원국가산단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곳의 산단 인구는 6만6000여명, 제조업 매출은 18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뷰] 윤화섭 안산시장 “젊고 활력 넘치는 혁신적 스마트도시 조성에 최선 다하겠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안산시를 젊고 활력 넘치는 혁신적인 스마트도시로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윤화섭(사진) 안산시장은 지난 27일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로부터 반월국가산단이 스마트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국책 사업으로 선정된 데 대해 “지난 40년 동안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한 반월국가산단이 차세대 산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지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시장은 나아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미래를 이끈다는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반월국가산단은 국책 사업 선정 이전인 지난해 6월 ‘청년 친화형 선도 산업단지’로도 선정됐다. 안산시로써는 겹경사인 셈이다. ‘청년 친화형 선도 산업단지’로 선정된 반월국가산단에는 올해 산단 환경 개선펀드로 국비 250억원, 민간자금 1000억원 등 모두 1250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윤 시장은 “노후하고 부족한 기반시설을 개선해 청년 인력이 대거 유입 되도록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시장의 안산시에 대한 자긍심은 대단하다. 안산에 대해 전체 인구 중 15~39세의 청년 인구가 35% 이상을 차지하는 미래형 젊은 청년의 도시라고 소개한 그는 “청년창업큐브, 창업보육센터 등 다양한 청년지원 정책을 추진해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안산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안산시는 현재 경기도, 한양대 등과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강소연구개발특구’ 공모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1월에는 해당 기관들과 ‘안산사이언스밸리(ASV)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윤 시장은 “사업에 선정되면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경기테크노파크, 스마트 제조 혁신센터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고밀도 연구단지가 조성될 것”이라며 “198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함께 1465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