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앱 시장이 약 6조~7조원대로 급성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에는 쿠팡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들도 도전장을 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선두업체들은 투자 및 입점 식당 확대와 프리미엄 서비스 등을 통해 후발주자들과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배달앱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강신봉 대표는 27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사진)를 갖고 “올해 기술과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마케팅 비용으로만 1000억원 이상 지출할 방침이며, 임직원의 40%에 달하는 인력도 추가로 채용한다.
입점 식당도 올해 말까지 기존 6만개에서 10만개로 늘린다. 업계 1위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식당이 8만개인데 이보다 2만개를 더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맛있는 음식도 매번 먹을 수는 없다”며 “다양한 식당을 확보해야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입점 식당 수 확대를 통해 1위와 격차를 줄이고 후발주자들과 격차는 벌리겠다는 의미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에 따르면 식당 1개 입점에 약 10만원이 필요하다. 이제 막 시장에 뛰어든 업체로서는 이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업계는 향후 배달앱 시장이 1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배달의민족을 통한 거래액만 5조원이 넘었다.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들이 시장 문을 두드리는 이유다. 하지만 선두업체들이 약 10년간 다져온 시장을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이 충성고객을 토대로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어서다.
요기요는 이날 간담회에서 집에서도 편하게 전문 셰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셰플리’ 플랫폼을 발표했다. 아울러 실시간 재고 연동 기술을 통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와의 배달 서비스 협력을 확대한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도 이날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를 부산에 이어 대전에서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파스타와 스테이크 초밥 등 기존에 배달하지 않던 맛집 음식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업계 관계자는 “선두업체들이 이미 충성고객을 확보한 상태라 (후발주자들로서는)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서 카카오도 야심차게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현재로서는 존재감이 없다”고 말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