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왼쪽 사진)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 찰스 쿠퍼먼(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만나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에서 빠진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26일(이하 현지시간) 알려졌다.
두 사람은 북핵 문제 공조 강화를 위해 한·미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남북 경협을 둘러싼 한·미 간 입장 차이에 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김현종 차장이 25일 쿠퍼먼 부보좌관을 만나 대북 제제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안다”면서 “김 차장은 27일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에서 한국 정부가 의지를 보이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한·미 간 접점을 찾기 위한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 ‘추가 대북 제재 철회’ 트위터 글을 올린 이후 미국 정부의 대북 압박 정책 변화 여부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국가안보실 직제 개정으로 남북 경협 및 비핵화 업무 기능을 맡은 김 차장의 극비 방미가 한·미 공조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차장의 방미와 관련해 한·미가 긴박하게 조율해야 할 사안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김 차장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조율사’로 방미했는지, 한·미 갈등설을 진화하기 위한 ‘소방수’로 방문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김 차장과 쿠퍼먼 부보좌관의 만남은 청와대·백악관의 외교안보 ‘2인자’ 간 회동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김 차장은 지난 4일, 쿠퍼먼 부보좌관은 1월 11일 각각 임명돼 두 사람 간 상견례 의미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쿠퍼먼 부보좌관은 백악관 내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되는 인사다.
외교부는 강경화 장관이 29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미국으로 건너가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한 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핵 협의를 할 예정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권지혜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