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기대감도 무색, 38개월째 감소 중인 출생아 수

입력 2019-03-28 04:02

‘출산 쇼크’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출생아 수가 3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 1월 출생아 수는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2031년으로 예측됐던 인구 감소 시점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계청은 28일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발표한다.

통계청은 1월 출생아 수가 3만300명으로 1년 전보다 2000명(6.2%) 감소했다고 27일 밝혔다. 1월 기준으로 월별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1년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출생은 계절이나 월별 선호도에 따라 변동성을 띤다. 이 때문에 전년 동월로 비교한다.

통상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자녀가 또래보다 어린 것을 원하지 않는 부모의 선호도 때문에 연초인 1~3월 출생아 수가 많은 편이다. 올해는 이른바 ‘황금돼지해’(기해년)로 아이가 재운을 갖고 태어난다는 속설 때문에 출생아 수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황금돼지해 열풍이 불었던 2007년에는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9.97% 늘어난 49만7000명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저출산 현상을 되돌리지 못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출생아 수는 38개월 연속 ‘최저 행진’을 이어갔다. 그나마 감소 폭이 조금씩 줄고 있다. 2017년 1월 11% 수준이었던 전년 동월 대비 감소 폭이 지난해 1월 7.4%, 올해 6.2%로 축소됐다.

1월 혼인 건수 역시 2만1300건으로 3100건(12.7%) 급감했다. 1월 기준으로 81년 월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었다.

정부는 다음 달 범정부 차원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상반기 안에 종합 대응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2031년으로 예측됐던 인구 감소 시점이 더 앞당겨질 것 같다”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추락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