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제안 받았을 땐 이렇게 큰 프로젝트가 될지 꿈에도 몰랐어요. 단편영화 네 편을 찍는다고 해서 그냥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웃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페르소나’의 주인공 아이유(26·사진)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영화 출연이 처음인 그는 “아직 얼떨떨하다. 영화는 확실히 후반작업이 오래 걸리더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려 왔다”고 전했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의 영화 데뷔작 ‘페르소나’는 4명의 영화감독이 1명의 배우에게서 받은 영감을 각자의 방식대로 풀어낸 새로운 형식의 시리즈다.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네 감독이 아이유라는 대상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그린 네 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어 한데 묶었다.
이 감독은 테니스 코트 위 두 여자의 승부를 담은 ‘러브 세트’, 임 감독은 모든 걸 바칠 만큼 매혹적인 여자의 이야기 ‘썩지 않게 아주 오래’, 전 감독은 소녀들의 발칙한 복수극 ‘키스가 죄’, 김 감독은 꿈에서 다시 만난 남녀의 속마음을 그린 ‘밤을 걷다’를 각각 연출했다.
아이유는 “4가지 캐릭터를 부여받고 그것을 단기간에 연기해내는 게 내겐 도전이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러브 세트’와 ‘썩지 않게 아주 오래’에서는 ‘제게 이런 모습을 보셨다고요?’ 반문할 정도로 새로운 모습이 담겼더라”고 흡족해했다.
감독들은 아이유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임 감독은 “아이유와 작업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아티스트로서 본인을 내려놓는 순간이 있다는 것이다. 확실히 보통사람은 아니구나 싶었다”고 치켜세웠다.
연예기획사 미스틱스토리를 이끌고 있는 가수 윤종신이 기획자 겸 제작자로 참여했다. 그는 “영화계의 보수성 때문에 마모되고 보편화되는 창작물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창작자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살려보자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면서 “아이유 편을 시작으로 향후 ‘페르소나’ 시리즈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