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다음 달 5일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미리 이런 공시를 한 것은 창립 50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케 한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적어도 7조원 대는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공시를 한 것을 보면 6조원대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실적(15조6400억원)의 반토막도 안 되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17조5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이다.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연속으로 실적 어닝쇼크를 맞게 된 것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이 동반 추락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21%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품목이다. 다른 업종들이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반도체 호황으로 우리 경제가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를 보인 반도체 수출이 지난 1월 23.3% 줄어드는 등 4개월 연속 감소했다. 문제는 당분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5만명이 직간접적으로 일자리를 잃고 최대 20조원의 생산유발액이 감소한다는 게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반도체와 함께 한국 수출을 이끌어 온 자동차 역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선과 철강업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제조업 부진은 투자와 고용 축소, 세수 감소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상장사 영업이익의 38%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법인세의 6% 이상을 내고 있다.
대내외적인 환경도 좋지 않다.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등으로 세계 경제는 이른바 R(경기침체)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국내외 경제 기관들은 우리 성장률 전망을 계속 낮추고 있다. 취업난과 소득 양극화, 고령화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중단기적으로 역풍에 직면해 있으며 하방 리스크를 맞고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도 있었다. 비상한 각오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정책들을 시행해야 할 때다.
[사설] 우려스러운 삼성전자 실적 쇼크
입력 2019-03-28 04:03